입체 동화책처럼 나타난 마을의 정경…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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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간 뒤 소식이 끊겼던 아버지의 장례식을 찾아간 세 자매가 홀로 남겨진 이복 여동생인 중학생 스즈에게 뜻밖의 제안을 건넨다.
고레에다 감독은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제가 좋아하는 만화가 요시다 아키미의 작품을 원작으로 만든 것"이라며 "이번에는 작품이 국경을 뛰어넘어 연극이라는 형태로 무대에 오를 수 있어 좋았다. 네 자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무대화한 것에 대해 감동했고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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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같이 살지 않을래, 우리 집에서?"
집을 나간 뒤 소식이 끊겼던 아버지의 장례식을 찾아간 세 자매가 홀로 남겨진 이복 여동생인 중학생 스즈에게 뜻밖의 제안을 건넨다. 망설이던 스즈가 고개를 끄덕이며 제안에 응하자 아무것도 없던 바닥에서 세 자매가 사는 집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다.
지난 8일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개막한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입체 동화책을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집의 미닫이문과 마루는 상하로 움직이는 리프트를 따라 무대 아래에서 나타나고 사라지길 반복했다. 무대 뒤편에 심은 매실나무는 고풍스러운 집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정겨움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파도 소리까지 더해지자 바닷가 마을이 눈앞에 펼쳐졌다. 스즈를 돌보는 세 자매는 바다 마을을 감싸는 온기를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일본의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2015년 발표한 동명 영화를 무대화한 작품이다. 측은한 마음에 스즈에게 함께 살 것을 권유하는 맏언니 사치, 철없는 둘째 요시노, 장난스러운 성격의 막내 치카가 스즈를 새 가족으로 맞아들이는 과정을 그린다.
작품은 차분한 분위기로 네 자매와 주변 인물들의 일상을 묘사한다. 아버지의 불륜과 죽음, 요시노의 실연 등 극적인 소재가 등장하지만 이로 인한 큰 갈등은 발생하지 않는다. 새로운 환경을 낯설어하던 스즈도 언니들과 국수를 나누고, 함께 매실주를 담으며 자연스럽게 마음의 거리를 좁히기 시작한다.
사치를 연기한 한혜진과 요시노 역의 임수향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챙기는 자매를 연기하며 밝은 분위기를 이끌었다. 2002년 드라마 '프렌즈'로 데뷔한 뒤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한 한혜진은 안정적인 연기로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주변 인물을 일인다역으로 연기하는 방식은 갈등이 많지 않아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는 극의 분위기를 전환하는 역할을 했다. 여성 인물들을 연기한 이정미와 남성 인물을 연기한 이강욱은 복장과 말투로 인물들을 구분했다.
전화 통화를 하다 순식간에 목소리를 바꾸는 등 일인다역을 활용한 장면은 작품을 보는 재미를 더했다. 다만 공간 묘사가 섬세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배역이 전환된 상황을 바로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원작을 인상 깊게 본 관객이라면 연극과 내용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을 법하다.
영화와 연극은 같은 줄거리를 가지고 있지만 일부 설정에서 다른 모습을 보인다. 영화에서 스즈가 매실주에 취해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표현하는 장면이 축구 경기 중 부상을 입고 쓰러져 잠든 상황으로 바뀌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다.
지난 13일 극장을 찾아 연극을 관람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작품이 연극 무대에 오른 것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제가 좋아하는 만화가 요시다 아키미의 작품을 원작으로 만든 것"이라며 "이번에는 작품이 국경을 뛰어넘어 연극이라는 형태로 무대에 오를 수 있어 좋았다. 네 자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무대화한 것에 대해 감동했고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연극은 11월 19일까지 공연된다.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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