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실 침수' 광주 운암동 아파트 사흘째 단수…주민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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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한번 가기도 어렵네요."
1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암동에 위치한 432세대 규모의 아파트에 급수 지원을 나온 소방차 앞으로 주민들의 긴 줄이 생겨났다.
한 주민은 "물을 받아놓을 만한 적절한 통이 없어 한 번에 저장할 수 있는 양이 많지 않다"며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참았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때 가는 등 불편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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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화장실 한번 가기도 어렵네요."
1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암동에 위치한 432세대 규모의 아파트에 급수 지원을 나온 소방차 앞으로 주민들의 긴 줄이 생겨났다.
지난 14일 물탱크 시설 고장과 침수로 사흘째 단수가 이어지며 일상 생활에 필요한 물을 공급받으려는 주민들이다.
이들은 저마다 커다란 생수통이나 냄비 등 물을 받을 수 있을 만한 가재도구를 챙겨 나와 순서를 기다렸다.
적당한 가재도구가 없는 주민들은 김치냉장고용 플라스틱 통이나 아이스박스 등 물을 보관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들고나왔다.
소방당국은 전날에만 2차례에 걸쳐 20t 가량의 물을 지원했고, 이날도 비슷한 양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제공받은 허드렛물은 빨래나 화장실 등에 사용하고 있지만 임시방편일 뿐이었다.
한 주민은 "물을 받아놓을 만한 적절한 통이 없어 한 번에 저장할 수 있는 양이 많지 않다"며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참았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때 가는 등 불편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고 호소했다.
주민들은 빨래나 샤워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식수는 상수도사업본부에서 1.8ℓ짜리 생수 2천400개를 주민들에게 전달했지만 이마저도 충분하지 않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주민 요청에 따라 생수를 추가 지원할 방침이다.
사고는 지난 14일 이 아파트 지하 2층에 있는 물탱크 시설이 고장 나면서 발생했다.
물탱크에서 물이 넘쳐 흐르며 지하 2층이 성인 허리 높이만큼 침수되자 같은 층에 있는 변전 시설이 망가지면서 정전으로 이어졌다.
정전으로 인해 비상발전기가 가동됐지만 이 마저도 침수로 불완전연소되면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검은 연기만 뿜어냈다.
일부 주민은 이 연기를 보고 화재가 난 것으로 오인해 소방당국에 신고하기도 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7시간여에 걸쳐 배수 작업을 완료했고, 아파트 주민들은 소방대원에게 햄버거와 음료수 50여개를 제공하기도 했다.
한국전력의 긴급조치로 전기는 사고 다음날인 15일 오전 1시 51분께 임시 복구됐지만, 물탱크 등 급수 시설은 여전히 수리가 진행 중이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늦어도 17일까지 수리를 마치고 물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주민 불편이 심각한 만큼 최대한 빨리 복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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