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수 재능 몰랐는데…” KIA·NC 출신 32세 외야수와 과감히 굿바이…24세 육성선수 신화 기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 선수 재능을 몰랐는데…”
키움의 2023시즌 막판 외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차세대 간판스타 이주형(22)이 아니었다. 이주형보다 2살 많은, 우타 외야수 박수종(24)이었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11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위와 같이 얘기했다.
감독을 놀라게 할 정도로 신선한 활약이었다. 23경기서 45타수 19안타 타율 0.422 3타점 7득점 장타율 0.533 출루율 0.460. OPS 0.993. 표본이 적다고 하지만, 50타석을 소화하면서 삼진을 6번만 당한 건 단연 눈에 띄었다.
알고 보니 2군 코칭스태프의 지속적인 추천이 있었다. 충암고, 경성대를 졸업하고 2022년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올해 1군 무대를 처음으로 밟기 전까지 퓨처스리그에서 뛰었다. 올해 44경기서 타율 0.238 1홈런 20타점 14득점에 그쳤으나 2군 현장에선 타격 자질이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렇게 1군에 올라와서 연일 깜짝 활약을 펼쳤다. 처음엔 대수비 혹은 대주자로 나갔지만, 점점 타석에 서는 비율이 높아지더니 4할대 타율로 시즌을 마쳤다. 8월부터 키움에서 뛴 이주형보다도 표본이 적어서 평가를 하기가 조심스러운 건 사실이다. 그러나 나름의 확신과 육성 방향성은 잡혔다.
홍원기 감독은 “신고선수라서 관심도 못 받고 스포트라이트 자체가 없었다. 이 선수 재능을 몰랐는데 전적으로 2군 스태프 판단에 의해 1군 콜업을 결정했다. 다리도 빠르고 외야 수비, 타격 모두 괜찮다는 보고를 받고 후반기에 대수비, 대주자로 내보냈는데 선발로 내보내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했다.
1군이 리빌딩 모드로 전환한 게 박수종에겐 큰 기회였다. 부담 없이 1군에서 뛸 환경이 조성됐고, 실제 박수종은 잠재력을 조금이나마 터트렸다. 22일에 시작할 원주 마무리훈련에서 더 많은 실전을 소화하면서 내년 활용 계획을 잡을 예정이다.
홍원기 감독은 “선발로 출전하면서 점점 좋아진 모습이다. 2군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기회를 잘 잡았고, 1군 경기를 통해 큰 자신감을 얻었다. 이주형과 함께 내년 외야의 옵션”이라고 했다. 포스트 이정후 시대의 또 다른 외야 동력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키움은 16일 14명의 방출자를 발표했다. 이 명단에선 32세 동갑내기 외야수 박준표와 김준완도 보인다. 두 사람은 KIA, NC 출신으로서 경험도 있고, 공수밸런스도 괜찮은 편이다. 이런 선수들을 내보냈다는 건 키움이 철저히 미래지향성에 방향을 두고 팀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 중심에 이주형만 아니라 박수종도 있다. 장기적으로 지켜볼 만한 또 다른 카드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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