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윤 대통령, 지금 기조 안 바꾸면 총선 패배"

"지난 17개월 오류 인정해야…결단 보여달라"
"정상 정당이라면 의원 총의로 대통령실 건의"
"총선까지 180일…고민 시작은 대통령 용기에 달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윤석열 대툥령의 용기와 결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와 관련해 정부여당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의 정책·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고선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고 직격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바뀌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패배한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저는 선거 중독자로서 매일 고민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보이지 않는 것이 마음 아프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렇게 얘기하면 또 어디선가 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들릴 수도 있지만, 왜 이런 얘기를 하는 의원이 아무도 없는가"라면서 "다들 각자 지역구에 젊은 사람들이 갑자기 당원 가입을 신청했던 1년 전 우리가 어디에 서 있었는지 다시 한번 기억해 봐라"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진행한 배경에 대해 "저는 의총에서 단 한 명의 의원이라도 윤 대통령에게 진정성을 가지고 요구할 줄 알았다"며 "정상적인 정당이라고 한다면 개별 의원이 아닌 의총 총의로서 대통령실에 건의하는 것이 맞는데, 한 이틀 자고 일어나니 살 만한가 보다"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번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로 드러난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에 대해선 "이번 선거에서 확인된 민심은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 기조를 전환해 주고 지난 17개월 동안 국민에게 우려를 드린 부분에 유감 표명을 해달라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전날(15일) 의원총회에서도 이같은 이야기가 나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불거졌는데도 아직까지 말을 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저는 아주 실망했다"며 "정치를 이렇게 하면 무슨 의미가 있고 누가 사무총장이든 공천을 받든 무슨 의미가 있겠나. 많은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김주훈 기자]

그는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인 이유에 대해 "윤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와 외교적 부분에 노력하신 부분은 부정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적어도 채상병의 경우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라는 대통령의 상징 자산인데, 왜 이렇게 허무하게 날려버리는 것인가"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당이 대통령실에 계속 끌어갈 경우 탈당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선 "제 개인적인 거취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며 "저는 누가 인정하든 하지 않든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이 있고 노력했던 사람인만큼, 적어도 보수정권이 이러지는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에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는 앞선 기자회견에서도 윤 대통령에게 직언하지 못하는 당에 대해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전날 의총에서 꼭 해야 하는 말을 (의원들이) 회피했다"며 "민심의 분노를 접하고 나서도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바뀌어야 된다는 것과 대통령에게 종속된 조직이 아니라는 말을 하기 두렵나"라고 말했다.

또한 '결자해지'(結者解之) 사자성어를 언급, "여당 집단 묵언수행의 저주를 풀어달라"며 "윤 대통령은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를 인정해 달라. 대통령실 관계자의 성의 없는 익명 인터뷰가 아닌 대통령의 진실한 마음을 육성으로 국민에게 표현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좀 서투르면 어떤가. 대통령 선거에서 많은 것이 잘못되어 가고 있을 때, 그것을 뒤집고 승리에 도달하기까지 60일이면 충분했다"며 "여당이 스스로 잘못을 반성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180일이면 어떤 색을 칠할 수 있을지, 그 고민의 시작은 대통령의 결단과 용기에서 시작된다"라고 강조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