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안된다?'…박완수, 野 작심비판 "우주항공청 설치 말자는 거냐"

박완수 경남지사 "특정 정치인·기관 이기주의로 가로막는 특별법, 책임져야"
"우주항공청 연구개발 가장 중요한 업무, 미국 나사도 우주경제 관련 총괄"
그린벨트 도지사 해제 권한 "국토부 사전 심의권, 권한 이양 의미 없다" 지적

박완수 경남지사. 경남도청 제공

우리나라 우주개발 역량 결집의 구심점 역할을 할 우주항공청의 핵심인 연구개발(R&D) 기능 부여를 놓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특별법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해 박완수 경남지사가 "국민에게 굉장히 비판과 지탄을 받아야 할 일"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등 우주항공 분야 벤치마킹을 마치고 돌아온 박 지사는 16일 실국본부장 회의에서 "우주항공청의 연구개발 기능은 가장 중요한 업무인데, 이 기능을 빼자는 것은 우주항공청을 설치하지 말자는 얘기"라며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는 오는 24일이면 90일간의 활동을 끝내지만, 여야가 합의한 특별법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의 연구개발 기능 중복으로 '옥상옥'이 될 것이라며 우주항공청의 핵심 기능인 연구개발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개발 기능이 없는 우주항공청은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점을 박 지사는 이번 우주항공청의 모델인 미국 나사 방문으로 확인했다.

박 지사는 "미국 나사는 우주경제 관련 일을 총괄하고 있다. 그 지휘 통솔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주항공청 설치 전부터 연구개발 기능을 빼자는 정치인은 대한민국 정치인이냐"고 지적했다.

우주항공청의 모델이 되는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나 일본 우주항공개발기구(JAXA) 모두 직접 연구개발을 수행한다. 박 지사는 미국 나사에서 기능·역할을 확인한 뒤 "우주항공청이 우주항공 분야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려면 모든 기능을 통합 관리하는 조직으로 개청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젊은 연구 인력을 끌어들이려면 정주여건 개선에 대한 지자체와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등의 우주항공청 설립에 관한 나사의 조언도 들었다.

박 지사는 "특정 지역이나, 특정 기관의 이기주의와 자리, 이익 때문에 국가 백년대계인 우주항공청 설치를 위한 특별법이 가로막혀 있다"며 "국민에게 지탄받아야 할 일이며 그 지역의 정치인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직격했다.

박 지사는 이를 '특정 지역', '특정 기관'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상 항우연·천문연과 이를 지역구에 둔 민주당 조승래 안건조정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박 지사는 "우주항공청 특별법이 빨리 통과되도록 도가 적극적인 노력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서도 "의대 신설보다는 정원 확대 쪽으로 가고 있다"며 "창원 의대 신설 요구와 정원 확대에 대해 도가 어떤 답을 낼 것인지 고민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남도 실국본부장 회의. 경남도청 제공

그린벨트 해제 권한과 관련해서도 쓴소리했다.

시·도지사에게 위임된 그린벨트 해제 권한 면적이 비수도권은 30만㎡ 이하에서 100만㎡ 미만으로 확대됐지만, 국토교통부와 사전 협의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이를 두고 박 지사는 "100만㎡ 해제 권한이 있지만, 국토부가 사전 심의권을 가지고 있다"며 "실질적인 통제권은 정부가 가지고 있으면 권한 이양의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14일 30년 만에 부활한 도민의 날 기념식과 관련해서도 "도민에게 경남도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도민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도록 도가 노력해야 한다"며 "도 상징물 등 경남 정체성을 알리는 노력과 함께 내년에는 도민의 날에 도청 전체를 이용하는 등 도민이 즐길 행사로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박 지사는 "지방세 수입 감소 등으로 도나 시군이 여유 자금이 없어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전반적인 재정 상황을 점검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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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CBS 최호영 기자 isaac0421@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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