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도정 업무추진비 탈법 관행 답습"

제주CBS 김대휘 기자 2023. 10. 1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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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도 본청 17억3400만원 업무추진비 분석 결과
연말 몰아쓰기‧조례위반‧쪼개기 편법‧주점 결제‧불투명‧주말과 공휴일 사용 확인
연중 사용해야할 업무추진비가 12월에 집중되고 있다. 제주참여환경연대 제공


오영훈 제주도정의 업무추진비 집행이 잘못된 관행을 여전히 답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추진비 공개 시스템 자체가 소극적이고 불투명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오영훈 도정의 업무추진비 7301건, 17억 3400만원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조사 기간과 대상은 2022년 8월 1일부터 2023년 7월 31일까지 제주도지사, 행정부지사, 정무부지사를 비롯해 부지사와 실국장 등 제주도 본청 61개 부서와 기획단이 집행하고 공개한 업무추진비다.

업무추진비 12월 집중 집행 관행 여전

 
우선 연간 골고루 집행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업무추진비를 12월에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관행이 여전했다.

12월 업무추진비 집행액은 2억 5000여 만원으로 월평균 집행액 1억 4000여만원에 비해 1.7배 많았다.

도지사의 12월 업무추진비 집행액은 3100만원으로 월평균 금액보다 1.9배 높았고 상당수가 '직원 격려 간식 구입'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청 총무과가 최근 4년 동안 업무추진비를 도청 홈페이지에 게시하지 않았다. 제주참여환경연대 제공


업무추진비를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거나, 파일이 안 열리거나 시간·집행대상이 누락되기도 했다.

분석 결과 제주도청 21개 부서에서 업무추진비 공개를 누락했다. 해운항만과의 경우 2022년 11월부터 2023년 7월까지 단 한 차례도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았다.

경제일자리과는 2023년 2월부터 7월까지, 경제활력국 고용센터도 2023년 1월부터 6월까지, 카지노정책과(현. 관광산업과)의 경우도 2020년 12월 이후부터 2022년 12월까지 약 2년간 업무추진비가 홈페이지에 공개되지 않았다.

특히 총무과는 2018년 9월 이후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단 한 차례도 도청 업무추진비 공개 게시판에 공개하지 않다가 2023년 1월 업무추진비 집행내역부터 게재하기 시작했다.

제주도청 총무과 2018년 이후 업무추진비 비공개


업무추진비를 쪼개서 결제하거나 와인바와 같은 주점에서 결제하는 한편 총액을 맞추기 위해 참석 인원을 부풀리고 주말에 사용하는 관행도 여전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업무추진비 1건당 50만원 이상을 집행할 경우, 상대방의 소속 또는 주소와 이름을 기재해야 하는 증빙을 회피하기 위해 편법 사용하는 쪼개기 결제 관행이 여전했다.

실제로 도지사는 지난해 12월 21일 고향사랑기부제 간담회 명목으로 모 식당에서 47만원을 집행했는데 같은 시간과 날짜, 장소에서 서울본부(현 중앙협력본부)도 고향사랑기부제 행사 간담회 명목으로 21만원을 집행하는 결제를 통해 도지사 업무추진비의 증빙을 회피했다.

도지사 뿐만 아니라 정무부지사와 행정부지사는 2023년 2월 9일 소고기 전문점에서 업무추진비로 각각 41만 5000원과 48만원을 결제했다.

정무부지사는 5차례에 걸쳐 비슷한 시간대 최대 4분 간격으로 제주도청 인근 식당과 일식집 등에서 총무과, 특별자치제도추진단, 친환경농업정책과, 아동보육청소년과, 4·3지원과와 업무추진비를 각각 결제했다.

쪼개기 결제를 하는 과정에서 음식점 영업 시간 이외에 결제가 이뤄지기도 했다.

복지정책과와 여성가족청소년과는 2022년 12월 20일 모 음식점에서 저녁 8시 54분과 7시 32분에 45만원과 49만 5000원을 각각 결제하고 다음날 오후 1시 43분 같은 음식점에서 5만 6000원을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영업 개시하기 전 시간으로 참석자 증빙 등을 회피하기 위해 다음날 같은 음식점을 찾아 잔금을 집행한 것으로 의심됐다.

1건당 50만원 이하 쪼개기 탈법 여전…주점‧와인바 결제도 확인

 
업무추진비는 주류판매를 주목적으로 하는 주점이나 와인바의 경우 객관적인 증빙서류 제출을 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분석결과 환경정책과가 밤 10시 23분 제주시 이도이동 모 호프집에서 업무추진비 결제가 이뤄졌다.

특히 대변인실은 제주시 삼도이동 소재 와인바에서 저녁시간대 6건이 결제됐고, 1건은 밤 11시에 결제되기도 했다.

공휴일과 주말 업무추진비 사용은 관련 규정에서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사용할 경우 출장명령서 등 객관적인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분석 결과 도지사는 2022년 8월 1일부터 2023년 7월 31까지의 토·일요일은 104일, 주말과 겹치지 않는 평일 법정공휴일은 11일 등 주말·공휴일 업무추진비 81건을 사용했고, 정무부지사는 46건 사용했다.

대부분 체육대회, 신년하례식, 각종 마을행사 참여를 위한 주말 일정 이후 간담회 명목으로 식사를 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공식 일정이 없는 날에도 업무추진비가 집행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제주도정 전반의 업무추진비 실태점검을 통해 탈법적 관행을 밝혀 문제가 있다면 엄중 처벌할 것을 주장했다..

또 연말 업무추진비 몰아쓰기 정황이 다수 확인된 만큼, 업무추진비 예산 편성 비율을 낮춰 낭비성 예산을 줄일 것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제주도정은 방만·꼼수·각종 규정위반 업무추진비 집행에 대해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에 사용되는 업무추진비가 많았다. 제주참여환경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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