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녀 부모, ‘경력직 공무원’ 응시 퇴직 후 10년까지로

기존 ‘퇴직후 3년 이내’보다 대폭 연장
9급→3급 최저 근무 햇수도 5년 단축
인사처“저출산 극복”···내년 1월 시행

지난 3월 세종시 인사혁신처에서 진행된 ‘신혼 및 다자녀 육아 공무원 간담회’에 참석한 이인호 인사혁신차장. <사진=연합뉴스>

2명 이상의 미성년 자녀를 둔 다자녀 양육자는 앞으로 퇴직 후 10년까지 공무원 경력직 응시가 가능해진다. 일반 공무원은 근무 연차가 짧아도 승진할 수 있도록 승진 소요 최저연수가 대폭 단축되는 등 공무원 인사 제도가 대폭 개편된다.

인사혁신처는 다자녀 양육자에 대한 채용·승진 등 인사상 우대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 등이 담긴 ‘공무원임용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인사혁신처는 “현재 추진 중인 ‘부처 인사 유연성·자율성 제고 종합계획’ 과제를 이행하고 범정부 차원의 저출산 위기 극복 노력에 동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다자녀 양육자에 대한 공무원 경력채용 시 경력인정 요건을 완화하고, 승진 우대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안에 따르면 현재 경력 채용의 경우 퇴직 후 3년 이내에만 응시 가능하다. 개정안에는 2명 이상의 미성년 자녀를 양육 중이라면 출산·양육으로 인한 경력단절 기간을 감안해 퇴직 후 10년까지 응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각 부처 장관이 8급 이하 다자녀 양육 공무원의 승진 우대를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도 신설된다. 이로 인해 9급에서 8급, 8급에서 7급으로 승진할 때 다자녀 양육 공무원에 대해 승진 우대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성과가 뛰어나다고 판단된 공무원은 근무 연차가 짧더라도 승진할 수 있도록 계급별 승진소요최저연수를 대폭 단축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현재 9급 공무원이 3급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최소 16년 이상 근무해야 한다. 개정안은 이를 5년 단축해 최소 근무 기간을 11년으로 줄였다. 인사혁신처는 “역량있는 실무직 공무원들의 승진 기회가 확대돼 사기 진작 및 공직 활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각 부처가 필요한 경우 직무가 유사한 직위로의 전보 시 전보제한 기간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른 기관이나 지역 내 직무 유사 직위로 전보 시 필요했던 인사처 협의 절차도 폐지한다. 인사혁신처는 “각 부처의 효율적인 인사 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난 대응을 위해 일정 기간 이상 출장·파견을 갈 경우 해당 공무원의 업무를 대항하는 공무원을 지정하는 근거도 마련됐다. 지금까지는 특정 사유의 휴가·휴직자, 시간선택제 전환공무원에 대해서만 업무대행자 지정이 가능했다. 인사혁신처는 “재난 대응을 위한 출장·파견 시에도 업무대행자를 지정할 수 있어 각 기관의 업무공백을 방지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들은 내년 1월 중 시행할 예정이다. 김승호 인사처장은 “각 부처가 더욱 유연하고 자율적인 인사운영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저출산 위기 극복에 기여하고자 하기 위한 개정”이라며 “공무원 인사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정부 성과와 경쟁력 제고를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