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놀이터서 여아 강제추행한 미군 병사 법정에

검찰, 징역 5년 구형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여아를 성추행한 주한미군 병사가 법정에 섰다.

16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전경호)에서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주한미군 A씨(37)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A씨는 지난 7월2일 자신이 거주하는 충남 아산의 아파트 내 놀이터에서 여아(4세)를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 부모의 신고로 덜미가 잡힌 A씨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국내 형사법이 적용돼 조사를 받았다. 경찰 조사에서 마약 검사가 진행됐지만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다만 수사기관이 신청한 구속 영장은 발부되지 않았고 범행 한 달 뒤 미군에 의해 구금됐다.

이날 미군에 의해 포박된 상태로 법정에 출석한 A씨는 미국 정부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재판을 받았다.

A씨와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면서 재판은 신속하게 마무리됐다.

변호인은 "입대 전 뉴욕 소방대에 근무했고, 군 복무 중인 2020년부터 2년 동안 선행 표창을 포함해 11개의 군 표창 등을 받는 매우 모범적인 군인"이라며 "평소 품행과 전혀 배치되는 범행은 당시 음주와 스트레스로 인해 복용 중인 약물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형이 확정되면 강제 출국되고 입국이 불가능해 대한민국 사회에 어떠한 영향도 미칠 수 없다"며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A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피해자와 가족이 겪는 고통에 대해 용서를 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저 자신도 용서할 수 없다"며 "피해자와 가족, 대한민국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다시는 이같은 잘못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A씨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하고 신상정보 공개고지와 취업제한 명령 각 5년을 청구했다.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11월 13일 열릴 예정이다.

issue7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