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尹 육성으로 표현해야… 묵언수행 저주 풀어달라" 눈물 호소

16일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서이초 사건 등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정부와 여당을 향해 국정운영 쇄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는 "여당 집단 묵언수행의 저주를 풀어주시라"고 토로했다.

이 전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담한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대통령의 긍정 평가율과 연동돼 있었다"며 "매번 서울에서 여당과 야당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한다고 서울은 해볼 만하다며 희망 회로를 돌렸지만, 지지 정당이 없는 시민은 철저하게 여당을 외면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전날 의원총회의 결론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선거 패배 이후 며칠 간의 고심 끝에 나온 목소리가 '당정 일체의 강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우리 당의 의원님들은 꿔다놓은 보릿자루 소리를 듣는 것에 지쳐 이제는 단체로 현실 부정에 들어가기로 한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진실한 마음을 육성으로 국민에게 표현해야 한다"며 "'내부 총질'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여당 내에서 자유로운 의견을 표출하는 것을 막아 세우신 당신께서 스스로 그 저주를 풀어내지 않으면 아무리 자유롭게 말하고 바뀐 척 해봐야 사람들은 쉽게 입을 열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전 대표는 해병대 채 상병 사건, 홍범도 흉상 이전,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등을 언급하며 정부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아울러 향후 총선에 대해 "대통령 선거에서 많은 것이 잘못돼 가고 있을 때 그것을 뒤집고 승리에 도달하기까지 60일이면 충분했다"며 "여당이 스스로 잘못을 반성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180일이면 어떤 색을 칠할 수 있을까, 그 고민의 시작은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캡처

한편 이날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대표 기자회견문을 보니 시의적절하긴 하지만 우리 당에는 옳은 말을 호응해 주는 풍토보다 '우리끼리'라는 잘못된 기득권 카르텔이 너무 강하다"며 "줄서기를 잘하면 정치생명이 길다는 잘못된 정치문화가 심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잘 수습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