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당 흡수한 '장내 미생물'…악성 뇌종양과 '혈투'

김인한 기자 2023. 10. 1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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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포도당 음료가 '장내 미생물' 균주를 변화시켜 뇌종양을 억제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고 포도당 음료 보충이 장내 미생물 균주를 바꿔 뇌종양 면역반응을 활성화시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재호 박사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장내 미생물 분석을 통해 뇌종양 성장을 억제할 수 있는 균주를 확보했다"며 "이러한 균주에 의한 뇌종양 면역조절 기전을 규명했다는 게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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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포도당 음료→장내 미생물 변화→뇌종양 면역반응'
동물실험 결과,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 성장 억제
일반 당 음료는 뇌종양과 싸우는 장내 미생물로 못 바꿔
KAIST(한국과학기술원) 연구진이 고포도당 음료를 통해 장내 미생물 균주를 변화시키고, 이를 통한 뇌종양 성장 억제 사실을 확인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 포도당 음료가 '장내 미생물' 균주를 변화시켜 뇌종양을 억제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장내 미생물이 몸속 면역력을 증진한다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뇌종양 성장까지 억제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한 결과로 향후 사람 대상 임상시험까진 수년 이상이 필요할 전망이다.

16일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 따르면 김재호 의과학대학원 박사 연구팀은 지난 6일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이런 내용을 포함한 '교모세포종에 대한 항(抗)종양 효과' 논문을 게재했다.

교모세포종은 뇌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종양이지만 치료가 매우 어려워 치명률이 높다. 현재 수술이나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을 총동원해도 평균 생존기간은 15개월 안팎이다.

이에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을 활용한 치료법에 주목했다. 장내 미생물은 몸속에서 공존하는 미생물로, 연구를 통해 면역반응 증대 효과가 규명됐다. 일부 암 종양에서도 면역반응이 활성화된다고 알려졌지만, 복잡한 시스템으로 구성된 뇌 속 종양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고 포도당 음료 보충이 장내 미생물 균주를 바꿔 뇌종양 면역반응을 활성화시키는 사실을 확인했다. 생쥐를 활용한 동물실험 결과, 면역세포 중 'CD4+ T세포'에서 뇌종양과 싸우는 기능이 증대됐다.

연구팀은 또 암과 같은 미세환경에서 T세포를 PD-1 항체(항원에 싸우는 면역물질)와 복합처리했다. 그 결과 T세포 재활성이 유도돼 항암면역 치료의 효과가 더 커졌다. 이는 향후 PD-1 항체가 교모세포종과 싸우는 면역관문억제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는 장내 미생물, 장내 미생물 유래 대사체, 균주 유래 물질의 복합처리를 통해 항종양 면역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결과다. 궁극적으로 면역기능을 극대화해 뇌종양 치료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재호 박사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장내 미생물 분석을 통해 뇌종양 성장을 억제할 수 있는 균주를 확보했다"며 "이러한 균주에 의한 뇌종양 면역조절 기전을 규명했다는 게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이어 "면역관문 치료제와 뇌종양 억제 유용 균주의 복합치료를 통해 뇌종양 치료의 가능성을 보여준 동물실험 결과"라며 "향후 장내 미생물을 이용한 항암치료제 개발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일반적으로 뇌세포는 에너지원으로 포도당만 활용한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물에 포도당 화학물질을 타서 관련 연구를 수행했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탕, 과당 등의 당류는 장내 미생물을 바꾸지 못한다.

연구 모식도. / 사진=KAIST(한국과학기술원)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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