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처럼 해야, 안세영처럼 될 수 있다[김세훈의 스포츠IN]

김세훈 기자 2023. 10. 16. 13: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안세영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Getty Images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가장 큰 감동과 놀라움을 선사한 선수는 배드민턴 안세영(21)이다. 안세영은 여자단식 결승에서 아픈 무릎에 붕대를 감고도 금메달을 따냈다. 내용과 결과 모두 명실상부한 세계 1위다웠다.

안세영은 ▲훈련 ▲관리 ▲도전 등 운동 선수로서 대성하기 위해 3가지 요소를 모두 갖췄다.

훈련량과 강도는 국가대표 선수 중, 어쩌면 세계에서 최고일지도 모른다. 새벽, 야간에도 훈련을 쉬는 법이 없다. 모래 코트 훈련을 가장 많이 한다. 휴일에도 “운동하는 게 마음이 더 편하다”고 말한다. 김학균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운동 중독이다. 쉬라고 뜯어 말려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혼자 힘만으로는 세계 1위가 될 수 없다. 과학적 훈련, 철저한 분석, 상시 치료 체계가 뒤를 받쳐줘야 한다. 안세영은 본인이 원하면 언제든 함께 훈련할 수 있는 전담 지도자가 2명이 있다. 치료와 관리를 수시로, 효과적으로 받을 수 있는 의료 시스템도 각종 대표팀 중 최고 수준이다.

안세영은 1년 20개 이상 국제대회에 출전한다. 1년 내내 훈련, 대회, 휴식이 무한 반복되는 구조다. 대회 출전만으로도 엄청난 에너지가 소요된다. 대회가 없으면 쉬고 싶을 법도 하다. 강호석 스쿼시 대표팀 감독은 “안세영은 ‘시합이 너무 많아 시간이 부족해도 훈련만큼은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진정한 운동선수”라고 말했다.

요즘 거의 모든 종목 선수들은 강한 훈련을 꺼린다. 전국체전용, 국내리그용 선수에 만족하며 제자리걸음을 하는 국가대표들이 많다. 국내용 선수가 국제용 스타로 성장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자신보다 더 강한 선수들과 맞붙어 패배를 경험하는 길 뿐이다. 국제대회에 자주 나가야만, 국제용 선수로 성장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든, 아니면 국내용에 머물면서 국가대표를 포기하든, 판가름이 난다. 태극마크는 폼으로, 경험으로, 즐기기 위해 다는 게 아니다.

안세영은 만족, 포기를 모른다. 패한 선수가 생기면 이길 때까지 노력한다. 세계 10위 안에 들어가면 3위가, 3위가 되면 2위가, 2위가 되면 1위가 되기 위해 또 뛴다. 김학균 감독은 “1위가 됐으니 1위를 오래 지키는 게 새로운 목표가 됐다. 안세영은 안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선수들은 대부분 울타리 안 양이 됐다. 울타리 밖 세상을 바라만 볼 뿐 나가려하지 않는다. 울타리 안에서 느끼는 배부름, 편안함, 안락함에 만족한 탓이다. 그래서는 국제적인 선수가 절대 될 수 없다. 박지성, 손흥민, 박찬호, 이승엽, 김연경, 박세리 모두 울타리 밖으로 나갔기에 세계 최고가 됐다.

아래는 최근 안세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메달 하나로 연예인이 된 것도 아니고 오늘 하루 잘 이겨나가며 묵묵히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수많은 선수들과 같은 선수 안세영이다. 정말 많은 방송 출연, 인터뷰, 광고 등이 들어왔다. 그렇지만 여러분이 아는 안세영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저 평범한 운동선수다. 제가 더 강해져 코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조금만 기다려달라. 저는 앞으로 도달해야 할 목표가 있으니 묵묵히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려고 한다.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 꿈을 이룬 안세영 시대가 올 수 있도록 응원을 부탁드린다.”

안세영처럼 해야, 안세영처럼 될 수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