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국민의힘 김기현 2기 체제 구성…위기 돌파구될까
<출연 : 임혜준 연합뉴스TV 정치부 기자>
[앵커]
총선까지 6개월 남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위기에 봉착한 모습입니다.
최근 보궐선거 패배 이후에, 지난 주말에는 임명직 당직자가 책임을 지고 일괄 사퇴하기도 했는데요.
어제 의총에서, 사실상 재신임을 받은 김기현 대표가 오늘 임명직 후임 인선을 곧바로 단행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국민의힘 출입하는 정치부 임혜준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임 기자, 먼저 오늘 오전에 있었던 일부터 짚어볼까요.
김기현 대표가 새로운 임명직 당직자 인선을 단행했네요?
[기자]
오늘 오전 비공개 최고위에서 김기현 대표는 지난 주말 공석이 된 임명직 당직자 인선을 확정했습니다.
당 사무총장직에는 대구, 경북 출신의 재선의원 이만희 의원이 임명됐고요.
신임 정책위의장에는 수도권 3선 의원인 유의동 의원이 내정됐습니다.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여성 비례대표 김예지 의원이, 또 조직부총장에는 앞서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서 조직부총장직을 거친 함경우 경기 광주시 당협위원장이 인선됐습니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직에는 재선의 김성원 의원이 임명됐고요.
수석대변인에는 초선 박정하 의원, 그리고 윤희석 전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이 선임 대변인을 맡게 됐습니다.
[앵커]
임명직 면면을 살펴볼까요.
어떤 공통점이 있습니까?
[기자]
김기현 대표는 어제 의총 후 새로운 임명직 당직자 인선 기준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통합형, 그리고 수도권, 충청권을 전면에 내세우겠다, 이렇게 말했는데요.
오늘 내정된 인선 면면을 보면 이 기준을 감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만희 의원은 TK에 기반을 둔 '친윤계'로 거론되지만, 비교적 친윤 색체가 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요.
정책위의장에 임명된 유의동 의원은 수도권 의원인데다 과거 친유승민계로 분류돼 통합, 탕평의 기준에도 부합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아직 전략기획부총장 자리가 비어있는데요.
사무총장에 이어 사실상 공천 실무의 핵심 요직인데, 김기현 대표, 적정한 인물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상당히 신속하게 인선을 마쳤습니다.
'1기 김기현호'에 함께한 임명직 당직자들이 사의를 표한 게 지난 토요일이잖아요?
[기자]
지난 토요일 오전이었습니다.
이철규 사무총장이 돌연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습니다.
"당의 안정과 발전적 도약을 위해 사무총장직에서 사임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적었는데요.
이 글을 시작으로 약 한시간 쯤 뒤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도 역시 입장문을 내고 "가장 낮은 곳에서 백의종군 하겠다"며 사임을 표했습니다.
이후 당이 공지글을 띄워서 임명직 당직자, 8명 전원이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적으로 알렸습니다.
[앵커]
총선까지 6개월인데, 그만큼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에 대한 부담감이 컸던 걸까요.
[기자]
물론 이들 모두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이었습니다.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 무려 17.15%p 차로 크게 졌거든요.
이번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 당의 입장에서 후보를 낼지말지부터 고심하다가 결국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그대로 후보로 올리기로 최종 결정했고, 이후 지도부부터 유세장마다 찾으며 말그대로 총력 지원을 했었거든요.
총선 전에 마지막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이고, 또 수도권이었던 만큼, 민심을 가늠해볼 바로미터로 여겨져왔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높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자릿수도 아닌 두자릿수의 참패 결과를 받아들면서 당내 충격은 더욱 컸습니다.
당장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졌습니다.
[앵커]
기존 임명직 당직자들의 총사퇴로 일단 지도부 책임론 진화에 나선 것이라고 보면 될지요.
[기자]
처음에는 지도부 총사퇴까지도 거론이 됐습니다.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 직후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이 여러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고요.
이후 김기현 대표는 최고위원들과 또 한차례 비공개 일대일 면담도 갖고 의견을 들었습니다.
당이 이렇게 가선 안된다, 지도부부터 일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등등의 의견이 나왔고, 이 과정에서 임명직 당직자들의 사퇴까지도 언급이 됐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기현 대표는 임명직 당직자들이 사의를 표한 당일 수용했습니다.
[앵커]
어제 긴급 의총도 있었습니다.
사실상 김기현 대표 재신임을 논하는 자리로도 볼 수 있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4시간이 넘는 마라톤 의총이었는데요.
스무명 넘는 의원들이 발언대에 올라 현재 당 상황에 대한 우려와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임명직 당직자들이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일단 사퇴했지만, 김기현 대표는 과연 책임이 없느냐, 논란이 계속 있었거든요.
실제로 의총에서 3~4명 정도 의원들은 김기현 대표가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사실상 사퇴해야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도 전해졌습니다.
다만 결론은 김기현 대표에 대한 재신임이었습니다.
총선까지 6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표 체제마저 흔들려선 안된다는 데 많은 의원들이 결과적으로 공감을 이룬 것으로 보입니다.
의총 직후 윤재옥 원내대표 발언 한번 듣고 오시죠.
<윤재옥 /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기현 대표 중심으로 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받들어 변화와 쇄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정책 정당의 면모를 일신해서 민생경제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특히 소외된 사회적 약자를 두텁게 보호하는 데 당력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김기현 대표가 일단은 재신임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앞으로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전 최고위에서 김기현 대표가 당의 쇄신안, 그리고 방향에 대해 직접 설명했는데요.
3대 혁신 방향, 6대 실천 과제로 정리해 발표했습니다.
우선 혁신 방향인데요.
국정 운영 목표를 서민 밀접형으로 강화하고, 또 민심 부합형 인물을 상향식 원칙에 따라 공천하겠다, 또 당의 도덕성과 책임성을 높여 야당과 차별화를 꾀하겠다 했습니다.
또 실천과제로 혁신 기구 출범과 총선 준비기구 조기 출범, 인재영입위원회를 별도로 신설하고요.
건강한 당정관계 설립하겠다고 했습니다.
김 대표 오전 발언도 듣고 오시죠.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고 친서민 정책으로 국민들의 삶을 보다 적극적으로 챙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심의 성적표를 철저히 분석하고 부족한 점은 보완하고, 잘못된 점은 고쳐나가는 것이 우리 국민의힘의 책임이자 자세라고 확신합니다."
[앵커]
김기현 대표가 말한 실천 과제 중에 '건강한 당정관계'가 눈에 띄거든요.
[기자]
그렇죠.
김기현 대표가 지난 3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당선된 이후 이제 7개월이 지나고 있는데요.
그동안 당내에선 김 대표의 리더십이 용산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다, 용산에 끌려간다, 이런 지적들이 있었던 게 사실이거든요.
즉, 수직적인 당정 관계에 대한 불만이 쌓여있는 상태였습니다.
김 대표 오늘 최고위에서도 민심을 대변해 전달하는 데 당이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고요.
특히 민심과 동떨어진 사안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용산에 시정을 요구하고, 관철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앵커]
당 쇄신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려면 김기현 2기 체제의 빠른 안착이 중요해지겠네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빠른 안착으로, 빠른 당의 안정화를 이뤄내야만 당의 쇄신도 차질없이 진행될텐데요.
일단 임명직 당직자 교체로 쇄신 첫발은 뗐지만 불안요소는 여전합니다.
김기현 대표가 비록 재신임을 받았지만, 선거 패배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은 여전하거든요.
대표적으로 홍준표 대구시장이 연일 김 대표를 겨냥한 SNS 글을 올리고 있는데, 홍 시장은 임명직들 총 사퇴는 "꼬리자르기"에 불과하다며 "패전의 책임은 장수가 져야 한다"며 김 대표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했습니다.
윤희숙 전 의원도 쇄신에 있어 유책당사자는 배제돼야한다, 사실상 김대표 책임론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밖에도 김기현 대표로선 김 대표가 공언한 '건강한 당정관계'를 이뤄내느냐도 의원들 신임을 총선 때까지 얻어갈 수 있는지를 가를 중요 판단 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민주당도 임명직 사퇴는 꼬리자르기에 불과하다며 책임이 있다면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대표에 있다, 지적했는데요.
오늘 국민의힘 당직 개편, 쇄신 발표에 대해서도 단순한 꼬리 바꿔치기, 인물 바꿔치기에 불과하다고 꼬집었습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사무총장직에 재차 영남권 인사가 배치된 데 대한 불만과 함께 김 대표가 공언한 쇄신안에 결정적 한방이 없었다는 주장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앵커]
네, 2기 김기현 대표 체제로 위기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정치부 임혜준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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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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