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거짓이 부른 '반쪽 잼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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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취재해 봐요." 지난 4월 잼버리의 '잼'자도 모르는 제가 취재에 뛰어든 계기는 데스크의 지시 때문이었습니다.
두 달 전부터 선배들이 야마구치 잼버리 사례를 통해 배수와 폭염 문제, 무리한 모집 과정을 지적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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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취재해 봐요.” 지난 4월 잼버리의 ‘잼’자도 모르는 제가 취재에 뛰어든 계기는 데스크의 지시 때문이었습니다. 두 달 전부터 선배들이 야마구치 잼버리 사례를 통해 배수와 폭염 문제, 무리한 모집 과정을 지적해왔습니다. ‘이미 문제를 다 짚었는데 더 남아 있을까?’ 대회 전, 야영장 침수 문제가 터지자 대책을 세우겠다며 현장을 찾은 고위 관계자들. ‘잼버리 성공 위해 방문한 고위 관계자’로 기사 방향을 잡고 따라나섰습니다. 하지만 다 함께 ‘잼버리 삼행시’를 외치고 ‘기념 촬영’으로 대책 마련은 끝났습니다. 모든 신뢰가 무너졌습니다.
당시 야영장은 성인이 스스로 빠져나오기도 힘든 진흙탕으로 발버둥 칠수록 강하게 빨려 들어가는 상황이었습니다. 배수, 농지 야영장, 폭염, 태풍, 의료진 대책 등 분야별로 비판 기사를 보도할 때마다 ‘지나친 우려’라며 지역 사회에서 보내는 시선은 곱지 않았습니다.
대회 시작과 동시에 아이들이 쓰러져가자, 취재를 통제한 조직위와 세계연맹. 감추려 할수록 취재에 덤벼들었습니다. 내부자들을 설득해 비공개 회의록과 내부 시스템 화면 등을 확보했고 ‘초등학생 참가한 적 없다’, ‘성범죄 없었다’ 등 관계자들이 언론에 발표한 내용들이 거짓말임을 폭로했습니다. 현재 잼버리는 감사 중입니다. 또다시 아이들과 세금을 함부로 이용해 무책임한 일을 벌이지 않도록 취재는 계속될 겁니다. 맨 처음 취재를 선도해 방향을 잡아준 김아연 선배님과 퍼주기와 편법으로 대회를 준비한 근거를 최초 보도한 조수영 선배, 근본적인 문제였던 논바닥 야영장을 취재한 전재웅 기자, 무더위 속에서 함께 현장을 뛴 유철주, 김종민 선배님, 조성우 촬영기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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