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전기·식량 끊긴 가자 지구…주민들 "짐승처럼 산다"
가자 지구 북쪽이나 라파 난민촌 모두 극심한 물자 부족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이스라엘에 의해 물과 전기, 식량 공급이 끊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몸을 씼으면 대신 물을 먹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살고 있다고 AFP통신이 15일 전했다. 이들은 가슴이 답답해서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을 겪으면서 스스로 인간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7일 하마스의 공격 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무자비한 보복 공격을 가한 이후, 약 1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또 이스라엘 군이 지상 작전을 예고한 이후 약 50만 명이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가자 남부나 이집트와 맞닿은 가자지구 남쪽 라파 일대는 북새통이 되어 버렸다.
가자지구 남부의 한 화장실 앞에서는 수십 명이 줄을 서 있었다. 43세의 아흐메드 하미드는 "우리는 며칠 동안 샤워를 하지 않았다. 화장실에 가더라도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식이 없다. 물건을 구할 수도 없고 있다 해도 가격이 폭등했다. 우리가 찾은 유일한 음식은 참치캔과 치즈뿐"이라면서 "내가 짐 덩어리가 된 것 같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세계적으로 높은 인구 밀도를 가진 가자 지구에 물, 전기 및 식량 공급을 차단했다가 15일에야 남쪽에 물 공급을 재개했다.
모나 압델 하미드(55세)는 가자시티에 있는 집을 떠나 라파에 있는 친척 집으로 향했는데 가는 도중 자신도 모르는 사람 집에 머물게 됐다. 그는 "나는 굴욕감과 당혹감을 느낀다. 나는 피난처를 찾고 있다. 우리는 옷이 많지 않고 더러운데 빨래할 물도 없다. 전기도, 물도, 인터넷도 없다. 인간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50세의 사바 마스바는 13일부터 라파에 있는 친구 집에서 남편, 딸, 다른 친척 21명과 함께 살고 있다.
그는 "최악이자 가장 위험한 것은 물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물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지금 우리 중 누구도 목욕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남쪽의 도시인 칸 유니스에 사는 에삼은 자신의 집에 "가자 시티 지역, 알 리말 지역, 탈 알 하와에서 난민이 된 손님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물이 문제"라면서 "우리는 매일 물을 구하는 방법을 생각한다. 목욕하면 물을 마시지 않는다"고 밝혔다.
물자 부족은 물론이고 라파까지 공격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도 커지고 있다. 알라 알 함스는 라파 지역에서 새로운 포격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대규모 파괴를 보았다. 여기에 테러리스트가 있다고 한다. 그들이 말하는 인류는 어디에 있나"라면서 "여기는 모두 민간인이고 어떤 조직과도 관련이 없다. 하지만 그들은 죽었다. 살아남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난민을 위한 유엔 기관의 줄리엣 투마 대변인은 얼마나 많은 이들이 가자 지구에 남아있는지 확실하지 않다면서 14일 오후까지 1주일 동안 가자지구로부터 약 100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인구 230만명 중 이들이 빠져나갔고 나머지는 병원 등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이스라엘 군은 대규모 공격을 앞두고 수차례 시간을 연장하고 민간인들에게 탈출로를 열어주었다. 하지만 가자지구 주민들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전쟁으로 수십만명이 강제로 자신들의 집에서 쫓겨나 난민이 된 '나크바'가 되풀이 될까봐 집을 떠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게다가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대피 조치가 북부 병원에 입원한 신생아들과 중환자실에 있는 사람들을 포함한 2000명이 넘는 환자들에 대한 "사형 선고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측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대피하지 않는 것을 하마스 탓으로 돌렸다. 이스라엘 방위군의 국제 대변인인 마크 레게브와 요나단 콘리쿠스 중령은 하마스가 가자지구의 민간인 이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레게브 대변인은 "우리는 가자지구 민간인들이 전투지역에서 철수하기를 원한다"며 "그러나 하마스는 도로를 봉쇄하고 사람들의 이탈을 막고 있으며 사람들에게 남아서 순교자가 되라고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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