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호소’ 이준석 “尹대통령, 與 집단 묵언수행 저주 풀어달라”
김기현 2기 인선엔 “개별 코멘트 안 해… 의총 결론은 실망”
‘이준석 제명’ 기자회견 연 안철수엔 “아픈 사람 상대 않는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 반영된 ‘바닥 민심’을 제대로 직시하고 여권이 변화하기를 눈물로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여당 집단 묵언수행 저주를 풀어달라”고 촉구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담한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 결론을 비판했다. 그는 “선거 패배 이후 며칠 간의 고심 끝에 나온 목소리가 ‘당정 일체의 강화’라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우리 당의 의원님들은 꿔다놓은 보릿자루 소리를 듣는 것에 지쳐, 이제는 단체로 현실 부정에 들어가기로 한 건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전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 대응책과 총선 전략 등을 놓고 약 4시간이 넘는 의원총회를 가졌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특검팀의 수사팀장이었던 점을 언급하면서 “해병대 병사의 억울함이 반복되지 않도록 엄정한 수사를 하고자했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의 모습은 성역을 두지 않고 수사했던 한 검사의 모습과 가장 닮았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그가 수사하는 것을 막는 것을 넘어 정부와 여당이 ‘집단 린치’를 하고 있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당 차원에서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즉각 중단 입장 표명하라고 촉구했다. 또 R&D(연구 개발) 예산 삭감과 의대 정원 확대 등 정책에 대한 비판 수위도 높였다.
이 전 대표는 재차 윤 대통령을 향해 “오늘의 사자성어는 ‘결자해지(結者解之)’다. 여당 집단 묵언수행의 저주를 풀어주시라”며 “‘내부 총질’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여당 내에서 자유로운 의견을 표출하는 걸 막아 세운 당신께서 스스로 그 저주를 풀지 않으면 아무리 자유롭게 말하고 바뀐 척 해봤자 사람들은 쉽게 입을 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이 전 대표는 김기현 대표 체제 2기 인선에 대해 “개별 인사에 대해서는 코멘트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선거에서 확인된 민심은 대통령이 국정운영 기조를 전환해주고 17개월 동안 많은 국민들의 우려에 대해 유감 표명을 지시했어야 했다. 어제 의총에서 나올 이야기는 그런 얘기였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한 것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에 임명직 지도부만 사퇴한 것을 문제라고 본 것인지 질문하자, 이 전 대표는 “여권에서 ‘신주단지’처럼 모시는 백선엽 장군의 군인정신 중 다부동 전투 당시 ‘내가 물러나면 나를 쏴라’라는 말이 있다. (전쟁에서) 맨 앞에 뛰어들테니 물러서면 쏘라는 것”이라며 “직위가 높다면 다 리더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당시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장이었던 윤 대통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라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채 상병 사망사건은 대통령의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상징 자산을 허무하게 날린 것”이라고 되짚었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이준석 전 대표를 제소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이준석을 내보내기 위해 자발적인 서명 운동에 동참해준 1만6036명의 국민들과 함께 당 윤리위원회에 이준석 제명 징계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 측은 이날 오전까지 서명 참여 명단을 전달하고, 이후 일주일 동안 추가 진행한 뒤 당에 최종 명단을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4일 안 의원은 1만명을 목표로 이 전 대표의 제명을 요구하는 대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를 겨냥해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우리 당을 비난하고 비아냥거리며 내부의 분란을 조장하면서, 우리 당이 선거에서 몇 퍼센트 질 거라고 잘난 체하고 다니는 나쁜 사람들은 몰아내야 한다”며 “이준석을 내버려두면 내년 총선에서도 당에 또 내부 총질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안 의원의 윤리위 제소에 대해 “저는 아픈 사람을 상대하지 않는다”고 짧게 답했다.
이에 안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대표의 ‘눈물 기자회견’을 저격했다. 그는 “제명의 불길을 피하기 위해 대통령과 당을 직격하며 악마의 ‘눈물 쇼’를 보여줬는데 연기는 둘째치고 진심은 보이지 않았다. 탈당할 명분을 쌓으려는 잔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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