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로 말하라” 요구한 팬에…홍콩 가수는 영어로 “내가 원하는 언어로 말하겠다” 선 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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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사용을 두고 홍콩 가수와 중국 팬의 신경전이 오갔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인기 가수 이슨 찬(49·천이쉰·Eason Chan)은 13일 밤 마카오서 열린 콘서트 중간 일부 팬에게 "중국어(중국의 표준어·푸퉁화·만다린어)로 말하라"는 요구를 들었다.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과 마카오에서는 중국 남부지방 사투리인 광둥화가 통용되는데 중국은 '홍콩을 중국의 일부'로 여겨 푸퉁화 교육을 강화하도록 홍콩에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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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사용을 두고 홍콩 가수와 중국 팬의 신경전이 오갔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인기 가수 이슨 찬(49·천이쉰·Eason Chan)은 13일 밤 마카오서 열린 콘서트 중간 일부 팬에게 “중국어(중국의 표준어·푸퉁화·만다린어)로 말하라”는 요구를 들었다.
찬은 푸퉁화를 잘 했지만 이 요구에는 끝내 푸퉁화를 쓰지 않았다. 그는 태국어와 영어, 광둥화(광둥어)로 답했다. 광둥화는 홍콩인이 문화 정체성의 상징으로 여기는 언어이기도 하다.
찬은 태국어에 이어 영어로 “나는 내가 원하는 방식과 언어로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한 뒤 광둥화로 “(정중하게 요청하는 어법인) ‘중국어로 말해 줄 수 있나요?’가 ‘중국어로 말하라’보다 낫지 않냐?”며 반문했다.
찬의 발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DP 퍼져나가며 찬반 논쟁을 일으켰다.
일부는 “찬은 홍콩 가수이고 마카오에서 공연을 한 것이므로 그가 광둥화로 말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광둥화가 탄압되거나 없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른 일부는 “콘서를 보러 간 팬의 요구였는데 그렇게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는 없었다”며 “그냥 들어줄 수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견을 냈다.
사실 광둥화와 푸퉁화는 홍콩과 중국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과 마카오에서는 중국 남부지방 사투리인 광둥화가 통용되는데 중국은 ‘홍콩을 중국의 일부’로 여겨 푸퉁화 교육을 강화하도록 홍콩에 압박하고 있다.
홍콩 대부분의 학교가 광둥화로 수업했으나 홍콩 정부가 중국 본토와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많은 학교가 푸퉁화를 교과목으로 택했다.
지난 8월에는 광둥화 보존을 목적으로 2013년 만들어진 ‘홍콩어학’(港語學) 단체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당국의 조사 대상이 돼 자진 해산했다.
두 나라의 관계 악화는 영국령이던 홍콩이 1997년 중국에 반환된 뒤 본격화됐다. 중국은 홍콩을 ‘귀속’시키고 싶어 하는 반면 홍콩은 하나의 주체로 독립하길 원했다.
2019년에는 중국이 홍콩에 대한 통제권 강화 방침을 알려 홍콩의 대규모 시위가 장기간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군사력을 동원해 사상자를 내기도 했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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