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조 화물운송 시장 잡아라”… SKT·KT·LG유플러스, 플랫폼 선점 격전 개시

윤진우 기자 2023. 10. 1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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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주·주선사·차주’ 연결하는 플랫폼 집중
기존 통신 네트워크와 연결 가능해 시너지 기대
스마트팩토리, UAM 잇는 새 먹거리로 우뚝
”빠른 네트워크·인프라 구축이 시장 선점 중요 요소”
LG유플러스가 16일 용산 사옥에서 화물운송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 출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윤진우 기자

“화물운송 중개 시장은 디지털 전환(DX)의 필요성이 크지만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으로 관리되고 있다. 다양한 정보통신(IT) 업체들이 진출했지만 아직 선도 업체가 없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37조원 규모의 미들마일(중간 물류) 플랫폼 시장을 새로운 먹거리로 키운다. 미들마일은 기업과 기업 간(B2B) 운반 과정으로 원자재를 제조 공장으로 운반하거나 제조된 상품을 물류센터 및 대리점 등으로 보내는 화물운송을 말한다.

16일 LG유플러스는 화물운송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를 출시했다. 차주들을 위한 화물차 포탈 서비스이자 주선사를 위한 플랫폼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과 KT는 지난해부터 화물운송 시장에 진출해 서비스를 시작한 상태다. SK텔레콤은 모빌리티 자회사인 티맵을 통해 ‘티맵 화물’ 플랫폼을 내놨고, KT는 2021년 디지털 물류 자회사 롤랩을 세워 ‘브로캐리’를 서비스 중이다.

통신업계가 화물운송 플랫폼에 도전하는 건 화물운송이 기존 통신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적합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통신사는 화물운송에 필요한 통신 네트워크를 보유한 만큼 화물운송의 핵심 서비스인 관제시스템 역량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통신 네트워크를 빌려 써야 하는 모빌리티 업체와 달리 통신사는 자체 역량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 통신사가 스마트팩토리, 지능형 교통체계(ITS),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내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 화물운송, 라스트마일 대비 4~5배 큰 37조원 시장

중간 물류에 해당하는 화물운송은 원자재를 창고까지 운송하는 퍼스트마일, 제조된 상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라스트마일과 비교해 운송 옵션이 복잡해 디지털 전환이 느리다. 화물 주인인 화주(기업), 화물차 주인(차주), 차주와 화주를 연결하는 주선사가 각각 투입되기 때문에 협의 조건이 까다롭고 복잡하다.

퍼스트마일과 미들마일(중간 물류), 라스트마일 설명 자료. /티맵 제공

이런 이유로 화물운송은 여전히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유지되고 있다. 게시판에 화물 정보를 손으로 써 공유하거나 전화를 통해 화물차를 중개하는 식이다. 배차 오류, 화주와 차주 사이의 분쟁, 정산 지연 등의 문제가 계속되는 배경이다.

화물운송 시장은 다양한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 디지털 전환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들마일을 ‘마지막 아날로그의 땅’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하지만 화물운송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화물운송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37조원에 달한다. 이는 라스트마일 대비 4~5배 큰 시장이다.

◇ 통신 네트워크 활용하면 ‘디지털 플랫폼’ 전환 쉬워

화물운송 시장의 디지털 전환(DX) 필요성이 커지면서 시장에 가장 먼저 발을 들여놓은 건 모빌리티업계다. 택시업계를 선점한 카카오모빌리티가 대표적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10월 전국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연합회(화물연합)가 운영 중인 미들마일 중개 플랫폼 화물마당 지분 49%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화물운송 시장에 진출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트럭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통신업계도 적극적이다. SK텔레콤은 티맵을 통해 올해 초부터 ‘티맵 화물’ 서비스를 서비스하고 있다. 최근에는 ‘3년 내 물류 기업 가치 1조원을 넘어서겠다’는 목표를 내거는 등 전사 차원에서 화물운송 플랫폼을 키우고 있다. KT는 2021년 디지털 물류 자회사 롤랩을 세우고 화물 중개 플랫폼 ‘브로캐리’를 내놨다. KT는 지난 5월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한 2.0 버전을 선보였다. 자체 보유한 내비게이션 기술을 통해 실시간 위치 정보와 교통 정보에 신경을 썼다.

LG유플러스는 이날 화물운송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를 내놨다. 통신 3사 중 가장 늦은 시장 진출이지만 뚜렷한 선도 업체가 없는 만큼 기존 화물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해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임장혁 LG유플러스 기업신사업그룹장(전무)은 “전체 화물운송 물량의 40%가 화물운송 플랫폼으로 소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손으로 기록하는 방식에 의존해 DX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라며 “화물 중개업의 특성상 빠른 물류 네트워크 및 인프라 구축이 시장 선점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만큼 기존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들과 손을 잡는 방법을 택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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