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골프…가을철 쉴 틈 없는 허리, 방심하면 병난다 [인터뷰]
| 가을철, 골프·등산 즐길 때 '허리 건강' 주의해야
| 허리 통증 나타나면 1~2일 냉찜질하며 휴식 취해야
| 박희설 원장 "허리 부상 줄이려면...야외활동 전 '준비 운동' 필수"
선선한 바람, 형형색색의 단풍, 그리고 맑고 청명한 하늘까지. 가을은 단연코 야외활동하기 가장 좋은 계절 중 하나다. 실제로 최근 나들이, 캠핑, 스포츠 등 야외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가을을 즐기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특히 중∙장년층의 경우 ‘등산과 골프’를 즐기는 이들이 많다.
등산과 골프는 오랜 기간 중∙장년층의 사랑을 받아온 스포츠이지만, 자칫하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평소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이 갑자기 활동량을 늘리는 경우 부상으로 이어지기 쉬워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정형외과 상담의사 박희설 원장(광교삼성H정형외과)과 함께 가을철 등산∙골프를 주의해야 하는 이유와 건강하게 즐기는 방법을 알아봤다.
골프 후 허리가 지끈…'이때'는 병원 가야 할 신호
골프를 친 후 허리 통증을 겪는 사례가 있다. 특히, 골프 스윙을 많이 한 날 통증을 겪는 사례가 많다. 박희설 원장은 골프를 친 후 허리 통증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일반적으로 골프 스윙은 같은 방향으로 자세를 유지하며 척추의 회전 운동을 반복한다”며 “이는 한곳에 집중적으로, 또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가해 척추의 근육, 인대와 관절의 손상을 유발하여 허리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골프 스윙 후 허리 통증이 나타났다면 안정과 더불어 냉찜질 및 보호대 착용, 진통제 복용이 필요하다. 박희설 원장은 골프 후 통증이 나타났을 때의 대처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급성기인 1~2일 정도는 냉찜질을 하여 염증 반응을 줄여주는 것이 좋고, 통증이 줄어들면 온찜질을 시행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요추 보호대의 경우 장기적인 착용은 척추 근육을 약화시킬 수 있어 48시간 이내로 착용하는 것이 권고됩니다. 아울러, 휴식을 취할 때는 다리에 베개 등을 이용하여 다리를 높인 후 똑바로 누워야 허리에 부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적절한 대처만큼 중요한 것이 적기에 병원을 찾는 것. 박희설 원장은 “신경학적 증상(방사통, 감각 저하, 근력 저하 등)이 발생했을 경우, 또는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경우에는 병원을 내원하여 검사 또는 처치를 받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골프, 디스크와 후관절에도 부담 줄 수 있어
골프는 자칫하면 ‘허리 디스크’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박희설 원장은 “백스윙 탑에서는 디스크에 축성 회전 힘이 작용되며, 다운스윙 시에는 측면 굴곡 힘이 작용되어 디스크와 후관절에 부담을 주고, 그 결과로 허리 디스크를 일으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허리 디스크가 발병하면 물리적인 압박과 함께 염증 반응이 일어나 증상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박희설 원장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약물 치료 및 주사 치료(신경 주사)를 통해 염증을 줄여주는 치료를 진행하며, 보존적인 치료에 호전이 없거나 물리적 압박이 심해서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 그리고 마미증후군이 발생한 경우에는 수술적인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다만, 허리디스크의 경우 대부분 보존적 치료를 통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박희설 원장의 설명이다.
디스크 환자, 울긋불긋 단풍 보다 허리건강에 ‘빨간불’ 켠다
등산은 근력을 강화하고, 심폐능력을 향상시키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 단, 디스크 환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박희설 원장은 “일반적으로 가벼운 트레킹 정도는 허리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산이 가파르거나 무거운 배낭을 멘 경우에는 허리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하며 “특히, 디스크가 있는 경우 하산할 때 위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희설 원장에 따르면 등산할 때는 허리가 앞으로 숙여지면서 척추관의 단면적의 커져 탈출된 디스크에 의한 신경 압박 효과가 줄어드는 반면, 하산할 때는 허리가 뒤로 젖혀지면서 척추관의 단면적이 줄어들어 신경이 더 심하게 압박되고,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등산 중 발생하는 낙상도 허리 건강을 앗아가는 위험 요소 중 하나다. 산에서 넘어지면 척추 염좌, 심할 경우 척추 압박골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 박희설 원장은 산에서 넘어진 후,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척추 염좌와 척추 압박골절을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척추 염좌의 경우 근육에 기인한 통증으로 활동과 관련되어 있으며 허리가 뻣뻣하고, 구부리기 힘든 것이 주요 증상입니다. 척추 압박골절의 경우 일반적으로 골다공증에서 발생하며 통증이 매우 심하여 일상생활이 어려운 것이 특징입니다. 이때, 국소 압통을 동반하게 됩니다.”
가을철, 허리 건강 지키며 야외활동 하려면?
골프, 등산도 허리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요소지만, ‘날씨’ 자체도 문제다. 일교차가 큰 가을에는 몸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척추 주변 근육 및 인대가 경직되기 쉽다. 그리고 뻣뻣해진 근육은 뼈와 신경조직을 압박해 허리통증을 유발∙악화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박희설 원장은 “가을철 운동하기 전에는 근육 및 인대를 스트레칭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근육이 경직된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부상 위험이 높아지므로, 스트레칭을 통해 부상이 잦은 부위를 충분히 풀어줘야 한다. 골프 전에는 허리, 팔꿈치, 어깨를, 그리고 등산 전에는 발목, 무릎, 허리를 중점적으로 충분히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본 운동 전 제자리 뛰기, 평지 걷기 등을 통해 체온을 높여줘야 심장건강도 지킬 수 있다.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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