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액티비전블리자드 합병 완료...콘솔시장 뒤흔들까

김한준 기자 2023. 10. 16.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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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공방 길어지면서 불안요소 대두…"SW 단점 보강" 긍정적

(지디넷코리아=김한준 기자)1년 10개월간 계속됐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공방이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액티비전블리자드를 손에 넣은 MS가 게임 시장에서 어떤 위력을 발휘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회사 합병은 공식 발표 때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합병 규모부터 687억 달러(약 92조원)로 미국 IT 업계 사상 최대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주요 게임 IP를 확보한 MS가 클라우드 게임 부문에서 독점적 지위를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영국 시장경쟁국(CMA)을 비롯한 많은 규제 당국이 두 회사 합병에 대해 선뜻 '오케이' 사인을 내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결국 MS는 클라우드 게임 라이선스 이양을 골자로 하는 수정안을 제출한 끝에 막판까지 반대하던 영국 CMA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그 때문에 두 회사 합병은 발표 이후 최종 마무리까지 1년 10개월이나 소요됐다. 

IT 업계 최대 규모인 MS와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전이 마무리됐다.ㅊㅚ종

■ 클라우드 게임 품질 강화 움직임에 날개 달아 

게임업계는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를 통해 MS가 콘솔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고 전망한다. 글로벌 최대 FPS 지적재산권으로 꼽히는 콜오브듀티 시리즈를 비롯한 블리자드의 주요 게임을 자사 구독형 게임 서비스인 게임패스에 포함시킬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도 더욱 공고한 입지를 다지게 됐다. 게임을 구매하지 않고도 디아블로, 오버워치 등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게임을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강력한 세일즈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필 스펜서 MS 게이밍 CEO는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가 마무리 된 후 "약속한 것처럼 더 많은 게임을 더 많은 장소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면서 이런 전망에 힘을 실었다. 

스펜서는 또 "오늘 액티비전, 블리자드, 킹에서 사랑 받는 프랜차이즈를 게임패스와 타 플랫폼에 제공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앞으로 몇 개월 안에 언제 플레이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겠다"라고 말했다.

X박스 PC게임패스.

MS는 꾸준히 게임패스를 통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품질 강화를 이어왔다. 과거 엑스박스 원 S 수준으로 구동되던 클라우드 게임은 지난 2021년부터 엑스박스 시리즈X 수준으로 구동되며 MS 자체 브라우저인 엣지에서 클라우드 게임을 플레이하면 시각 품질을 향상시키는 기능까지 선보였다.

지속적으로 성능이 개선된 MS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인프라에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주요 게임 라인업이 더해지면 강력한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게임업계의 전망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시장에서 MS의 가장 큰 단점은 하드웨어 성능이 아니라 부족한 소프트웨어 라인업이다"라며 "이번 합병이 기대받아 온 이유도 MS의 기존 단점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엑스박스 시리즈 X.

■ 거치형 콘솔 시장에선 인수 효과 더딜수도 

하지만 구독형 게임 서비스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아닌 전통적인 거치형 콘솔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신중론이 대두된다.

MS와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인수합병이 지지부진한 사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게임이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 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점은 이런 신중론이 부각되는 이유 중 하나다.

디아블로 이모탈, 오버워치2, 디아블로4 등 인수합병이 진행되는 사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기대작 모두 크고 작은 지적을 받으며 시장 기대를 충족하지 못 한 모습을 보였다. 액티비전블리자드의 브랜드 가치가 이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오버워치2 메인 이미지.

이와 함께 같은 기간 동안 MS의 개발 스튜디오 관리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는 점도 이번 인수합병 시너지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 할 수도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아케인 스튜디오가 개발한 오픈월드 FPS 게임 레드폴, 베데스다 소프트웍스가 개발한 오픈월드 어드벤처 게임 스타필드는 모두 큰 기대를 받았으나 게임 출시 후 혹평을 받은 게임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또한 이들 스튜디오는 모두 MS가 인수한 제니맥스를 모회사로 둔 개발사가 만든 게임이라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들 게임 출시 후 부족한 게임 완성도의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MS의 서드파티 관리 능력 부재가 대두됐다는 점이다. 제니맥스가 기대했던 자금 지원, 인력 충원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고 개발 프로세스에 MS가 전혀 관여하지 못 했다는 사실이 두 게임 출시후 외부에 공개되며 MS의 관리 능력도 크게 비판받았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니맥스 사례에서 드러난 수준의 관리 능력을 여전히 지니고 있다면 MS가 액티비전블리자드의 기업 운영이나 개발 프로세스에도 관여하지 못 할 여지가 있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개발력이 과거만 못 하다는 평가가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MS의 이런 단점까지 더해지면 시장과 이용자가 기대하는 상승효과는 나올 수 없다"라고 평가했다.

김한준 기자(khj1981@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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