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승-200K 찍은 ‘생태계 교란종’ NC 투수 페디, 제10회 최동원상 수상
이번 시즌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 역대 5번째로 ‘한 시즌 20승-200탈삼진’의 주인공이 된 프로야구 NC 우완 투수 에릭 페디(30·미국)가 ‘제10회 BNK 부산은행 최동원상’ 수상자가 됐다. 한해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최동원상은 KBO 리그의 전설적인 투수인 고(故) 최동원을 기리기 위해 2014년부터 수상자를 선정했다.
최동원기념사업회는 16일 “제10회 최동원상 수상자로 페디를 선정했다”며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3개 부문 1위에 오른 페디가 쟁쟁한 후보들을 제쳤다”고 발표했다. 최동원상 상금은 2000만원으로 NC 투수가 이 상을 받은 건 페디가 처음이다.
강진수 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은 “페디를 포함해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투수들이 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며 “개인 성적뿐만 아니라 팀 기여도, 프로선수로서의 모범과 페어플레이 정신 등도 선정 근거로 삼았다. 모든 부문에서 압도적 성적을 거둔 페디가 (9명) 심사위원들의 최종 선택을 받았다”고 전했다.
페디는 지난 10일 창원 한화전에서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의 2대0 승리에 앞장섰다. 마운드에서 역투한 페디는 시즌 20번째 승리(6패)를 따냈고, 이날 탈삼진 6개를 잡으며 시즌 200개를 돌파(204개)했다.
특히 페디에 앞서 ‘20승-200탈삼진’을 한 시즌에 달성한 선수는 1983년 삼미 장명부(30승·220탈삼진), 1984년 롯데 최동원(27승·223탈삼진), 1985년 삼성 김시진(25승·201탈삼진), 1986년 해태 선동열(24승·214 탈삼진) 뿐이었다. ‘투수 분업화’가 정착되지 않아 각 팀의 에이스들이 선발, 구원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경기를 소화했던 프로야구 초창기에 나온 기록이었다. 페디는 선동열 이후 37년 만이자,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20승과 200탈삼진을 모두 성공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작년까지 MLB(미 프로야구)에서 총 6시즌을 뛴 뒤 올 시즌 처음 한국 땅을 밟은 페디는 다승, 평균자책점(2.06), 탈삼진 부문에서 1위를 달린다. 선동열(1986, 1989, 1990, 1991년)을 시작으로 류현진(2006년), 윤석민(2011년)까지 그동안 단 3명만 달성한 ‘투수 트리플크라운(3관왕)’도 유력하다. ‘생태계 교란종’으로까지 불리는 페디는 16일 광주 KIA전에서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을 앞두고 있다. NC는 이미 ‘가을 야구’를 확정지었다.
페디는 “최동원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이전 수상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어 내겐 아주 큰 의미가 있다”며 “무엇보다 NC 선수로는 처음으로 수상하게 돼 더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었던 건 주변의 많은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가족과 여자친구 조던이 한국까지 와 내 옆을 든든하게 지켰다. NC에도 감사하다. 구단에서 내가 편안하게 야구할 수 있게 신경을 많이 써줬다”고 덧붙였다.
최동원상 시상식은 오는 17일 부산 남구 문현동 BNK 부산은행본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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