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올드한 농구보다 잘생긴 허웅의 농구를", 9개 구단 견제 받은 슈퍼팀 KCC의 여유
[스포티비뉴스=방이동, 이성필 기자] "나이 먹은 감독이 하는 올드한 농구보다 잘생기고 멋있는 허웅의 농구를 해보겠다." (전창진 부산KCC 감독)
"봄 농구를 못했습니다." (김주성 원주DB 감독)
각자 팀의 상황과 현실이 그대로 한국 남자 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 묻어 나왔다.
16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파크텔에서는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10 구단 감독과 선수가 모두 모여 시즌 계획과 포부를 가감 없이 밝혔다.
대행이었던 김주성 원주 DB 감독이 정식 감독으로 출발한다. 수원KT는 송영진 감독,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강혁 감독 체제로 시즌에 나선다. 젊은피들이 섞여 상당한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의 이적도 활발했다. 우승 후보 KCC는 서울SK에서 최준용을 영입했다. 반대로 SK는 오세근을 안양 정관장에서 수혈했다. 수원KT는 문성곤, 울산 현대 모비스는 김준일, 창원LG가 양홍석 등 즉시전력감을 모셔(?)왔다.
가장 큰 관심은 역시 누가 우승 후보인가였다. 전날(15일) 전북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열린 2023 MG 새마을금고 KBL 컵대회 결승에서 KCC가 울산 현대모비스를 81-76으로 이기고 우승했다.
전력 자체가 화려하다. 20점 차를 뒤집은 승리였다. 알리제 드숀 존슨은 24득점 12리바운드로 에이스 역할을 하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여성 팬들을 몰고 다니는 허웅도 3점슛 2개 포함 15득점 5어시스트, 최준용이 11득점 4리바운드로 양념을 쳤다. 포지션마다 선수들이 꽉 찼다.
KCC는 9개 구단 모두의 우승 지지를 받았다. 은희석 삼성 감독은 "KCC가 강력한 우승 후보다. 포지션별로 짜임새가 있다. 요즘 추구하는 스몰볼 농구에 적합하다"라고 평가했다. 전희철 서울SK 감독은 "KCC다. 그냥 쎄다"라고 간단하게 정리했다.
전창진 KCC 감독은 앓는 소리를 했다. 그는 "지난 시즌 부상이 많아서 힘든 시즌을 치렀다. 최준용을 영입하면서 올라운드 플레이를 할 여유가 생겼다. 부산 팬들에게 멋있는 농구를 보여드리겠다"라며 화려한 선수들을 경륜으로 조화를 이루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오히려 전 감독은 "리그컵은 전력을 다해 치르는 대회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수원KT가 정말 좋은 팀이 아닌가 싶다. 서울SK, 창원LG도 구성원들이 좋지만, 굳이 꼽으라면 KT다. (12월에) 전역하는 허웅도 있고 대표팀 선수도 많다"라며 상대를 견제했다.
'슈퍼팀'이라 부를 정도로 전력의 짜임새가 좋은 KCC를 두고 허웅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슈퍼팀이 결성 됐으니,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보고 달려가겠다. 부담이 따르지만, 부담을 즐기려 한다"라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SK도 KCC 못지않은 우승 후보로 꼽힌다. 오세근의 합류로 팀이 달라 보인다. 본격적으로 운영되는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를 병행해 선수들을 잘 끌고 가야 한다. 전희철 SK 감독은 "EASL까지 소화해 일정이 빡빡하다. 부상과 체력 조절을 잘해야 할 것 같다. 가진 스피드를 잘 살려 보겠다"라고 말했다.
30대 중반을 넘긴 경험 풍부한 오세근의 합류는 득일까 실일까. 전 감독은 "오세근이 와서 노인즈가 추가 됐다"라며 웃은 뒤 "그래도 파괴력이 있다. 스피드 등 두 가지를 가질 수 있다. 최준용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라고 긍정적인 자세를 보였다.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반전을 노리는 팀들의 마음도 있다.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우리팀은 더 내려갈 곳이 없다. 지난 시즌 성적은 9위, 수비력은 10위였다. 기본이 무너지니 하위권에 머물렀다. 저나 선수들이 이를 인식하면서 준비 많이 했다. 시즌 동안 기복이 많을 것이니 기복을 줄이면서 평균을 만드는 시즌을 보내겠다"라고 말했다.
안양 KGC인삼공사에서 정관장으로 팀명을 바꾸고 나서는 김상식 정관장 감독은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하고 꿈같은 시간이었다. 그 이후에 선수 변화가 많았다. 준비 과정에서 기존 선수와 새로운 선수 조화를 이루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최상의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현역 시절 DB의 전설이었던 김주성은 지난 시즌 7위였던 성적을 언급하며 "봄 농구를 하고 싶다"라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간절하게 원했다.
새로움을 안고 시작하는 프로농구는 오는 21일 안양 정관장-서울SK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내년 3월 말까지 열전에 들어간다. 이후에는 플레이오프로 우승 팀을 가린다. 스포티비(SPOTV)가 이번에도 중계권사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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