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근 5년간 헌법재판소 사건 처리 기간 평균 250일 증가, 매년 미제사건은 10건 중 5건
헌재 재판부 사건 평균 처리 소요 기간, 2019년 480.4일(1.4년) -> 올해 732.5일(2년) 약 252일 늘어
2019년~2023년 매년 전체 사건 10건 중 5~6건 안팎 ‘미제’로 남아
헌법연구관 인력 부족·헌재 인건비 매년 15~20억 안팎 불용액 발생
文 정부 시절 임명된 유남석 소장 등 진보 우위 구도 헌재, ‘검수완박’ 등 각종 판결 ‘정치편향’ 자초
정 의원 “재판관들의 정치적 중립성, 헌법연구관 운영의 내실화 등 국민 신뢰 쌓기 위한 대책 필요”
최근 5년 간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사건 처리와 재판이 지연되고 미제사건이 크게 늘어나는 등 헌법재판소의 심리, 판결 과정에서 업무 비효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유남석 소장이 이끄는 헌법재판소는 그간 각종 정치, 사회적 영향이 큰 사건에서 ‘정치 편향’ 판결로 논란을 받았는데 기관 운영에 있어서도 미흡했다는 비판이 여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이 ‘헌법재판소 심판사건 처리 건수 및 평균 처리 기간’ 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 간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심판 사건 처리 건수는 줄고, 평균 처리 기간은 크게 늘어났다. 위헌법률심판, 탄핵심판, 권한쟁의심판, 헌법소원 등 헌재 접수 사건 처리 기간을 보면, 지난 2019년 헌재 재판부의 사건 당 평균 처리 소요 기간은 480.4일(1.4년), 2020년 589.4일(1.7년)이었다. 이후 2021년과 2022년에는 모두 611.7일(1.8년)이었고, 올해(8월) 기준 사건 평균 처리 기간은 732.5일(2년) 으로 약 252일 가량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헌재의 심판사건 처리 건수 비중은 줄었다. 지난 2019년 헌재의 전체 사건(전년미제+당해년도 접수) 총 3632건 중 처리 사건은 2519건(69.4%), 미제건수 1113건(30.6%) 였고, 2년 뒤인 2021년에는 총 사건 4139건 중 처리건수 2621건(63.3%), 미제건수는 1518건(36.7%)이었다. 이어 지난해에는 총 4347건 중 처리건수 2675건(61.5%), 미제건수는 1672건(38.5%)였으며, 올해(8월 기준) 전체 사건 총 3471건 중 처리 완료된 사건은 1895건(54.6%), 미제로 남아 있는 사건은 1576건(45.4%)이었다.
이처럼 헌재의 재판 지연, 사건 처리가 지지부진해진 상황에서 인력 부족 등 헌재 운영이 미흡한 사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헌법재판관의 사건 심리·심판 조사, 연구를 담당하는 헌법연구관은 매년 결원이 발생했다. 지난 2019년의 경우 헌법연구관 정원은 63명, 근무 인원은 58명으로 5명의 연구관이 부족했다. 이후 올해 9월 기준 헌법연구관 정원은 72명이었지만 현원은 64명으로 8명을 더 채워야 해 해마다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헌법연구관 임용 대비 퇴직 인원도 매년 1~3명 가량이었다.
이에 따라 결원 발생에 따른 인건비 예산 불용액도 꾸준히 집계됐다. 정 의원이 지난 2019년~2022년까지 ‘헌재 인건비 예산 집행 및 불용 현황 불용액’을 분석한 결과, 매년 15억~20억 원 안팎으로 불용액이 발생했다. 예산 주요 불용 사유는 퇴직·휴직 등에 따른 결원 발생, 고위직 보수 동결, 연가보상비 등 집행잔액 등이 남아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정부에서 진보 성향 재판관 우위 구도를 구축했던 헌재는 판결 과정, 결과 등을 두고 논란을 받았다. 헌재는 올해 3월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소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 민형배 민주당 의원의 ‘위장 탈당’ 등 법안 처리 절차에 대해 헌법,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면서도 검수완박 법안의 효력은 그대로 인정했다. 또 지난 2020년 4월에는 초·중등 교육공무원이 정치단체 결성에 관여하거나 가입하는 행위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제65조 1항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려 “헌재가 제2, 제3의 전교조 같은 이념 단체를 만들 길을 터 준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같은 국면에서 헌재는 유 소장을 중심으로 한 진보 성향 재판관들과 보수 성향 재판관들 사이에 의견이 뚜렷하게 갈리는 모습도 보여 왔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유 소장의 임기가 내달 10일 만료되는 만큼, 새로운 헌재소장이 임명될 시점에 맞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점식 의원은 “특정연구모임 출신 재판관들이 주를 이루며 헌재의 정치편향성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상당한 것도 문제이지만 현 헌법재판소장 체제 하에서 심사가 지연되고, 미제사건 건수가 늘어나는 등 헌재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재판관들의 정치적 중립성, 헌법연구관 운영의 내실화 등 국민적 신뢰를 쌓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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