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도부 전진 배치 여당, '대표·원내대표·사무총장' 영남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0.16.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일괄 사퇴로 공석이 된 임명직 당직 인선을 단행했다.

김 대표는 정책위 의장에 비윤계 수도권 3선인 유의동(경기 평택을) 의원을 내정하는 등 수도권 인사를 임명직 당직에 전진 배치했다. 전날 긴급 의원총회에서 사실상 재신임을 받고 총선 체제 전환에 돌입한 김 대표는 수도권·충청권 전진 배치, 통합형 인선 등을 공약한 바 있다.

다만 김 대표는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에는 영남 재선인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의원을 낙점했다. '수도권 위기론'을 고려해 수도권 인사를 전진 배치하되 당 핵심기반인 영남권을 배제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내 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당 관계자는 16일 "대구경북(TK)은 지역의 특색이 있다. 아예 제외하면 홀대론 얘기가 나올 수 있다. 지역 안배는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당대표와 원내대표, 사무총장 등 핵심 당직이 영남권 인사로 채워진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내년 총선 과정에서 수도권 민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걱정부터 혁신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 등이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0.16.suncho21@newsis.com

김 대표는 울산에서 4선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을 역임한 영남 기반 정치인이다. 원내 사령탑인 윤재옥 원내대표도 대구에서 내리 3선을 했다. 이 사무총장도 경북 영천·청도를 기반으로 두고 있다.

서울 양천갑을 지역구로 둔 조수진 의원은 같은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도중 김성호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게 모바일 메신저로 주요 당직자 임명안을 보내고 김 부원장이 '황당하네. 김기현 대표 쫓겨나겠네'라고 답하는 장면이 뉴시스 취재진에 포착되기도 했다.

조 의원이 공유한 주요 당직자 임명안은 '박대출 사무총장(경남 진주갑·3선)' 부분을 제외하고 모두 일치한다. 영남권 사무총장에 대한 우려를 주고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뉴시스에 "이 의원의 역량과 별개로 영남 사무총장 카드로 당내 우려를 진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수도권 초선 의원도 "임명직 당직자 교체만으로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2023.10.12. dahora83@newsis.com

다만 또다른 수도권 의원은 영남 대표·원내대표·사무총장 체제에 대해 정책위 의장 인선 등에 방점을 두면서 "모든 책임은 대표가 지게 돼 있으니 팀 워크 위주로 해서 인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대출 사무총장 임명안'에 대해 "여러가지 사정들도 있지만 새로운 인사혁신의 전면적 쇄신 문제도 있고 지역적인 배려도 있고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만희 의원도 영남'이라는 지적에 "여기까지 하자"며 답을 아꼈다.

유 의원은 취재진에게 "수도권 3선 의원으로서 당과 여러분이 제게 맡겨주신 소임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며 "누구 탓을 하기보다 여러분이 당장 체감할 수 있는 정책에 집중하겠다. 여러분께서 허락해 주신 시간을 허비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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