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2명 이상 키우면 공무원 채용·승진에서 우대받는다

이인호(오른쪽 둘째) 인사혁신처 차장이 지난 11일 국가공무원 5급 공채 및 외교관후보자 선발 면접시험장인 경기 과천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찾아 점검하고 있다. /인사혁신처

여러 자녀를 키우는 사람은 앞으로 공무원 채용과 승진 등에서 우대받게 된다. 인사혁신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무원임용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인사처에 따르면, 현재 경력직 공무원 채용에는 이전 직장 퇴직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만 응시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미성년 자녀를 2명 이상 양육 중인 사람은 이전 직장 퇴직 후 10년이 지나기 전까지 경력직 공무원 채용에 응시할 수 있게 된다. 출산과 양육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는 기간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또 정부 각 부처별로 8급 이하 공무원의 승진 결정에서 다자녀를 키우는 공무원을 우대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9급에서 8급으로, 또는 8급에서 7급으로 승진시킬 공무원을 정할 때, 다자녀를 키우는 공무원에게 가점을 줄 수 있게 된다. 다른 후보자와 동점인 경우에 승진 우선권을 갖게 할 수도 있다. 다만 인사처는 각 부처의 인력 특성이 다르다는 것을 고려해, 다자녀 양육 공무원에 대한 구체적인 우대 방법은 각 부처 장관이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인사처는 또 7급 이상 공무원의 승진 결정에도 다자녀 양육자에 대한 우대 조치를 도입할 것인지를 추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공무원의 고속 승진도 가능하게 하기로 했다. 공무원 계급별로 상위 계급으로 승진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근무 기간이 있는데, 이를 단축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는 9급 서기보가 8급 서기로 승진하려면 최소 1년 6개월을 근무했어야 하지만, 앞으로는 1년만 근무한 상태에서도 승진이 가능해진다. 현재는 5급 사무관은 5급으로 4년을 근무해야 4급 서기관으로 승진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3년만 근무하고 나면 승진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9급이 3급 부이사관까지 승진하는 데 필요한 최소 근무 기간도 총 16년에서 11년으로 5년 줄어든다. 인사처는 “역량 있는 실무직 공무원들의 승진 기회가 확대돼, 사기 진작 및 공직 활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인사처는 이런 내용을 담은 새 공무원임용령을 관련 절차를 거쳐 내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