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생' 몽고메리 무실점+카터 슈퍼캐치! TEX 모든 면에서 앞섰다, HOU 격파→PS 6연승 [ALCS]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텍사스 레인저스가 '가을 단골'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무너뜨리고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텍사스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원정 맞대경레서 2-0으로 승리했다.
정규시즌 막판까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 타이틀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두 팀이 맞붙었다. 휴스턴과 텍사스는 정규시즌 막판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순위싸움을 벌였다. 당초 휴스턴의 서부지구 우승이 유력해보였던 상황에서 텍사스가 치고 올라오면서 두 팀은 서부지구 1위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를 왔다 갔다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두 팀은 90승 72패 승률 0.556의 같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지만, 상대전적에서 휴스턴이 앞선 까닭에 와일드카드를 거치지 않고 디비전시리즈(ALDS)로 직행하는 팀은 휴스턴이었다. 그런 두 팀이 ALCS에서 격돌하게 됐다. 휴스턴은 미네소타 트윈스를 꺾으면서 메이저리그 '최초' 7년 연속 CS 무대를 밟게 됐고, 텍사스는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무너뜨리고 12년 만에 CS 티켓을 손에 쥐었다.
▲ 선발 라인업
텍사스 : 마커스 세미엔(2루수)-코리 시거(유격수)-미치 가버(지명타자)-아돌리스 가르시아(우익수)-에반 카터(좌익수)-요나 하임(포수)-네이트 로우(1루수)-조시 영(3루수)-레오디 타베라스(중견수), 선발 조던 몽고메리
휴스턴 : 호세 알투베(2루수)-알렉스 브레그먼(3루수)-요르단 알바레즈(지명타자)-호세 아브레유(1루수)-카일 터커(우익수)-채스 맥코믹(좌익수)-마우리시오 듀본(중견수)-제레미 페냐(유격수)-마틴 말도나도(포수), 선발 저스틴 벌랜더
# '4333만 달러(약 587억원)' 벌랜더를 이겨낸 TEX의 강타선
텍사스는 최근 오프시즌 때마다 전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를 써왔다. 특히 지난 2022시즌에 앞서서는 '유격수 빅5'로 불리던 선수들 중 코리 시거와 마커스 세미엔을 품에 안으며 강타선을 구축했는데,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한 성과는 올해 제대로 빛을 발했다.
텍사스는 시즌 중·후반까지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뛰어난 공격력을 뽐냈었다. 시즌 막판 성적이 조금 떨어지긴 했으나, 팀 타율은 0.263으로 메이저리그 2위, 아메리칸리그 1위, OPS는 0.789로 메이저리그 전체 3위, 아메리칸리그 1위에 해당될 정도로 강력한 타선을 자랑했다.
이토록 막강한 공격력은 포스트시즌에서도 빛났다. '다득점' 경기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오히려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당하며, 꽁꽁 묶였다는 느낌이 들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금강불괴' 저스틴 벌랜더에게 점수를 뽑아내며, 팽팽한 투수전의 흐름 속에서도 팀 승리를 이끌어냈다.
선취점은 당연히 텍사스의 몫이었다. 텍사스는 0-0으로 맞선 2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에반 카터가 벌랜더의 3구째 94.4마일(약 151.9km) 몸쪽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 우익수 방면에 2루타를 뽑아내며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텍사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텍사스는 1사 2루에서 요나 하임이 카터와 마찬가지로 벌랜더의 2구째 93.9마일(약 151.1km) 몸쪽 포심에 방망이를 내밀었다. 그리고 이 타구는 중견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연결됐고, 텍사스는 단기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손꼽히는 '선취점'을 손에 넣는데 성공했다.
다만 아쉬움이 있었다면, 이어지는 찬스에서 추가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텍사스는 하임의 적시타 이후 조시 영의 안타, 레오디 타베라스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마커스 세미엔이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추가점은 생산되지 않았다.
팽팽한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래도 텍사스가 조금 더 간격을 벌렸다. 텍사스는 5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베라스가 벌랜더의 5구째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밀었다. 그리고 이 타구는 105.4(약 169.6km)의 속도로 뻗어나가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연결되면서 간격은 2-0으로 벌어졌다.
# 타선, 마운드, 수비 싸움까지 모든 면에서 '완승'
이날 텍사스 타선은 벌랜더와 6⅔이닝을 승부하는 과정에서 6안타(1홈런) 2볼넷을 얻어내는 동안 2득점밖에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텍사스 마운드가 휴스턴 타선을 그야말로 압도했다. 조던 몽고메리가 6⅓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시작부터 아주 견고했다. 몽고메리는 1회 호세 알투베-알렉스 브레그먼-요르단 알바레즈로 이어지는 휴스턴의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우며 군더더기 없는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 시작부터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카일 터커를 땅볼 처리한 뒤 채스 맥코믹과 마루리시오 듀본을 모두 뜬공 처리하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두 번의 위기도 잘 극복했다. 몽고메리는 3회 마틴 말도나도에게 볼넷, 브레그먼에게 안타를 허용하면서 1, 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알바레즈를 삼진 처리, 4회에는 맥코믹-듀본-페냐에게 3연속 안타를 맞아 만루 위기에 놓였으나, 이번에는 말도나도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4이닝 무실점 투구를 완성했다.
안정을 찾은 몽고메리는 5회 휴스턴 타선을 삼자범퇴로 봉쇄,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탄탄한 투구를 이어갔다. 그리고 벌랜더와 마찬가지로 7회에도 모습을 드러냈고, 첫 타자 듀본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텍사스는 본격 필승조를 투입하며 뒷문 단속에 나섰다. 텍사스는 조시 스보츠를 투입해 7회 남은 아웃카운트 두 개를 맡겼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 카터의 엄청난 수비, 휴스턴의 '누의 공과'
텍사스는 8회에도 스보츠를 마운드에 올렸는데,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내주자 곧바로 아롤디스 채프먼을 투입했다. 그리고 여기서 엄청난 수비가 나왔다. 채프먼은 첫 타자 브레그먼에게 4구째 슬라이더를 공략당해 중견수 방면에 홈런성 타구를 쳐냈다. 타구는 103.2마일(약 166.1km)로 365피트(약 111.3m)를 뻗어나갔다.
이때 경기 초반부터 호수비를 펼쳤던 텍사스 중견수 카터가 포기하지 않고 공을 쫓았고, 점프 캐치를 통해 타구를 잡아내는 엄청난 수비를 선보였다. 여기서 휴스턴은 자멸했다. 1루 주자 알투베는 브레그먼의 타구가 안타 또는 홈런이라고 판단, 2루 베이스를 밟고 3루 방면으로 향하다가 타구가 잡히는 것을 보고 1루로 돌아갔다.
그런데 알투베가 3루로 향할 때는 2루 베이스를 밟았지만, 타구가 잡히는 것을 본 후 1루로 귀루하는 과정에서는 2루 베이스를 밟지 않은 것. 텍사스는 이에 대해 비디오판독을 신청했고, 결국 '누의 공과'가 발견되면서 양 팀의 희·비가 크게 교차됐다.
승기를 잡은 텍사스는 9회말 마무리 투수로 호세 르클럭을 투입, 휴스턴 타선을 묶어내며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로써 텍사스는 포스트시즌 6연승을 질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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