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마음에 안 드니 바꿔달라” 보육교사 활동 침해다

[교사가 위험하다]

전국 17개 시도 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들이 지난달 20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보육 교직원 교권보호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학부모가 담임 교사의 경력과 나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녀의 반 배정을 원하는 교사로 해달라고 무리하게 요구했습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인데도 학부모가 어린이집에 전화해 ‘오늘은 미세먼지가 많으니 야외 활동을 하지 말라’고 하고, 한 시간 뒤 또 전화해 확인했습니다. 해당 학부모는 어린이집에 자주 전화해 요구 사항을 말했고 이를 반영하기 곤란하다고 하면 화를 냈습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육진흥원이 16일 발표한 ‘보육교사의 보육활동 보호를 위한 대응 가이드’에 담긴 보육활동 부당 간섭 행위 사례다. 이번 가이드는 어린이집에서 발생하는 보육활동 침해행위로부터 교사의 보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어린이집 원아 보호자와 교사 사이에서 발생하는 보육활동 침해 행위를 △폭행·상해 △협박 △명예훼손·모욕 △불법정보 유통 △업무방해 △보육활동 부당 간섭 △보육활동 중 무단 촬영·녹음·배포 등 유형별로 분류하고, 구체적인 사례와 대응 방안을 담았다. 담임교사가 아동의 발달 지연·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증상이 의심된다며 보호자에게 관련 정보와 지원 사항을 안내하자 이런 안내가 기분 나쁘다며 교사의 멱살을 잡아 흔들고 욕설한 경우, 보호자가 교사에 대한 허위 정보를 다른 보호자에게 유포한 경우 등도 보육활동 침해 행위로 제시돼 있다.

이 같은 보육활동 침해행위가 발생하는 경우, 즉시 보호자에게 자제를 요청하고 구두로 경고하는 한편, 원장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녹화·녹음을 고지한 뒤 법적 대응 자료를 수집하라는 안내도 담겼다. 자세한 내용은 복지부나 한국보육진흥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