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30kg 이상 버티는 비경화성 접착 소재 개발

독성 없고 투명한 소재로 높은 성능 구현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이 수소결합을 이용한 비경화성 접착제를 개발했다. 사진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8월호 표지에 실린 모식도.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주로 사용되는 경화성 접착제의 강한 독성으로 인해 인체에 무해한 비경화성 접착제에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소량으로도 높은 접착 성능을 보이는 의 비경화성 접착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이상호 박사 연구팀, 연세대학교 김병수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인체에 무해한 고분자 소재의 수소결합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적용해, 소량으로도 30㎏ 이상을 버티는 비경화성 접착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유해물질 규제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상황에서 연구팀이 개발한 접착제는 생활용품, 전자기기, 이동수단(자동차, 선박), 바이오 제품 등 다양한 산업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원이 접착제 성능을 시연하고 있다. 랫풀다운 운동기구를 당겼을 때 접착소재가 33.40kg 수치 이상 버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사진=한국화학연구원]

기존의 접착제는 접착력을 높이기 위해 주로 굳는 방식의 경화성 접착제를 사용하는데, 대부분 독성이 강한 물질이 들어있고 사용 후 남은 접착제를 제거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반해 이번에 개발한 비경화성 접착 소재는 독성 실험 결과 인체에 무해한 물질로 만들었으며 사용 후 접착제를 제거하기도 쉽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그동안 개발된 수소결합 기반 비경화성 접착 소재는 접착 성능이 낮아 산업계에서 활용되기 어려웠으나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는 경화성 접착제 수준인 0.16㎎/㎠ 당 30㎏ 이상 무게를 버틸 수 있다. 기존 비경화성 접착제에 비해 접착 성능을 2배 이상 높인 결과다.

연구팀은 기존 비경화성 접착 소재의 낮은 접착력을 해결하기 위해, 접착 소재간 수소결합을 최대한 유도할 수 있는 구조로 고분자 형태를 정밀하게 변형했다.

인체에 안전한 폴리에테르 폴리올을 다양한 형태의 구조로 변형시키고 더 강한 수소결합을 유도하는 기능기를 추가하는 등의 방법으로 높은 접착 성능을 달성했다. 유리 기판을 붙이는 실험에서 기존 대비 2.6배 높은 접착 성능을 보여주었으며 철, 플라스틱 등 다른 소재에서도 높은 접착력을 보여주었다.

연구진은 카르복시산 기능기가 추가된 폴리에테르 접착 소재에 추가적인 분자 간 수소결합을 유도해 접착력을 높였다.[사진=한국화학연구원]

개발된 친환경 접착 소재는 버틸 수 있는 접착력 이상의 힘을 가해 끊어지더라도, 열을 가하면 원래의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수소결합의 특징이 있어 재활용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알코올 등을 이용해 매우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이영국 화학연구원장은 “접착 성능이 높고, 인체에 무해하며 재활용 및 제거가 쉬운 장점을 갖추고 있어 경량화가 필요한 전자기기, 자동차 제조 분야나 생활용품, 인체 친화적 바이오 제품 등 여러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8월호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논문명 : Design of Topology-Controlled Polyethers toward Robust Cooperative Hydrogen Bonding)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