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출신 일본인, 우토로 재일교포에 韓 '장구'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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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가 많이 살고 있는 교토(京都) 우토로지구에서 방화 사건이 일어나 상처를 입은 재일동포들에게 오키나와(沖縄)의 한 일본인이 한국 장구를 기증한 미담을 현지 언론이 16일 전했다.
특히 이날 공연에는 오키나와(沖縄) 출신 일본인 여성이 기증한 장구가 사용됐다.
장구를 기증한 일본인은 아리메 유리(有銘佑理)로 도쿄(東京) 외국어대학에서 한국·조선어를 배운 오키나와 나하(那覇)시 출신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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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걱정한 오키나와출신 일본인이 장구 기증
현지 언론 미담으로 소개 "음악 매개로 마음 나눠"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재일동포가 많이 살고 있는 교토(京都) 우토로지구에서 방화 사건이 일어나 상처를 입은 재일동포들에게 오키나와(沖縄)의 한 일본인이 한국 장구를 기증한 미담을 현지 언론이 16일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달 27일 교토부 우지(宇治)시 우지 중학교 문화제가 열려 한반도의 전통 예능 '농악' 공연이 펼쳐졌다고 소개했다.
우토로지구에 거주하고 있는 60~80대 여성 재일코리안(재일 한국·조선인) 2세 여성들이 펼친 공연이었다.
우토로 지구는 태평양전쟁 중 교토비행장 건설을 위해 강제동원된 조선인 노동자 1300여명 중 일부가 2차 세계대전후에도 가족들과 살아온 2.1㏊ 크기의 지역이다.
우지 중학교 학생들은 인권·평화 교육의 일환으로 재일 코리안의 생활사를 배우고 있다. 재일코리안과의 교류를 심화하기 위해 이들을 문화제에 초청한 것이다.
연주가 고조되자 학생들도 뛰어들어 공연에 참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농악대의 김순이(69)씨의 지도를 받은 학생들이다.
특히 이날 공연에는 오키나와(沖縄) 출신 일본인 여성이 기증한 장구가 사용됐다. 신문은 이에 주목했다.
우토로 마을에서는 2021년 8월30일 한 일본인이 방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화재로 '우토로평화기념관' 개관을 위해 보관하고 있던 자료 약 50점이 소실됐다. 일제 강점기에 이주해 정착했던 재일조선인의 역사를 담은 자료로 알려졌다.
방화범인 아리모토 쇼고(有本匠吾)는 지난해 8월 징역 4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나고야(名古)시 소재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건물에도 불을 지른 혐의가 있는 그는 재판에서 사건 동기와 관련 "한국인에 적대 감정이 있었다. 전시품을 사용할 수 없게 해 평화기념관 개관을 저지하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시인했다.
닛케이는 "용서할 수 없는 범죄"라면서 "차별 감정에 근거한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장구를 기증한 일본인은 아리메 유리(有銘佑理)로 도쿄(東京) 외국어대학에서 한국·조선어를 배운 오키나와 나하(那覇)시 출신 여성이다.
미군의 통치를 받던 오키나와는 1972년 5월15일 반환됐다. 이후 매년 이날 시민단체가 평화행진을 개최하고 있다.
약 10년 전 이 평화 행진에 한국의 문화예술단체도 참가했다. 아리메는 이 때 통역으로서 참여했다. 당시 한국인들에게 복수의 타악기를 선물 받았다.
이후 오사카(大阪)로 이사하게 된 그는 장구를 오키나와의 지인에게 맡겨 두었다.
이 지인이 우토로 마을 방화 사건을 걱정해 아리메에게 장구를 우토로에 기증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아리메는 흔쾌히 기증했다.
김순이 씨는 신문에 "오키나와의 분에게는 감사의 마음으로 가득하다. 일주일에 한 번 (농악) 연습을 하고 있다. 부디 함께 연주하자"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후 아리메는 "(장구) 악기는 가장 적절한 장소에 도착했다. 나야 말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함께 어려운 역사를 걸었던 오키나와와 우토로 사람들이 음악을 매개로 마음을 나눴다"고 조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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