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소스 개방해 생태계 확장” vs “악용방지 위해 비공개 고수” [AI 스탠더드, 한국이 만들자]
AI2·메타 등 ‘개방형 LLM’ 앞장
알고리즘·결과 값 등 모두 오픈
플랫폼 키워 성능 높이는 전략
오픈 AI·구글 등 ‘폐쇄형’ 지향
핵무기처럼 위험해 책임성 부여
수익 창출 통해 개발 비용 회수
“개방이냐, 폐쇄냐.”
인공지능(AI)의 설계·제작·배포를 책임진 기업·연구소·대학 중 ‘AI 레시피’를 비밀에 부치는 그룹과 공개하는 그룹 간에 공격과 방어가 계속되고 있다. 폐쇄형은 AI 모델의 제작 과정을 비공개로 독점하면서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그룹이고, 개방형은 데이터 수집·훈련·배포의 실험 결과 수치 등 논문 공개와 공용 플랫폼 무료 이용을 실천하는 비영리 공익 지향 그룹이다. 아직 초기 성장 단계에 있는 AI 생태계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으로 볼 수 있다. 주로 빅테크로 이뤄진 폐쇄 진영은 자사의 상업용 대형 언어모델(LLM)을 개발·시판한 데 이어, 최근 초거대 AI의 막대한 컴퓨터 자원(GPU)도 공동 구축해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초거대 AI를 만들려는 동맹 결성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후발 주자인 메타(옛 페이스북)와 민간 연구소 및 대학을 주축으로 한 공개 진영은 생성 AI의 소스 코드(핵심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AI 훈련용 데이터 세트 수집과 정제(refining)-모델 제작·평가-배포까지 완성 과정을 모두 논문으로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누구나 연구 결과를 가져다 맘껏 쓰게 함으로써 공개 진영의 연합군 규모를 더욱 키우겠다는 의도다.
AI2의 과감한 개방 정책이 돋보이는 것은 생성 AI 혁명이 확산하면서 개방 진영 대 폐쇄 진영의 주도권 잡기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을 놀라게 한 챗GPT의 오픈AI는 2015년 설립 당시 비영리 공익 기관으로 출범했으나, 지난해 말 폭발적인 호응을 얻자 영리법인을 별도 설립하고 AI 데이터도 비공개로 돌리기 시작했다. 고성능 AI 모델의 매개변수(parameter·인간 뇌세포 연결부위인 시냅스에 해당) 증가에 필요한 대규모 GPU 클라우드 운영비, 우수 인재의 인건비, AI 슈퍼컴퓨터 구축 등 비용 부담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언론은 공익에 헌신하는 ‘착한 범용 인공지능(AGI)’을 만든다는 창업 정신을 망각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오픈AI에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물론이고 ‘바드’를 출시한 구글, 아마존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은 ‘클로드’의 앤트로픽 등 빅테크들은 모두 폐쇄형 LLM을 팔고 있다.
이에 대해 MS와 구글의 아성을 흔들려는 메타가 개방형 LLM ‘라마(LLaMA)’로 포문을 열었고 스탠퍼드대의 ‘알파카’, AI2의 ‘올모’가 뒤를 이었다. 이들 오픈소스 진영은 AI를 학습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 세트, 학습 알고리즘의 훈련 과정과 결과값, 완성 모델의 테스트 수치 등을 일부 혹은 전부 공개해 개방 진영의 플랫폼이 커지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양대 그룹은 지난달 열린 미국 상원 AI 포럼에서도 ‘100% 개방 시 핵무기를 테러리스트에게 넘기는 격’이라며 안전성을 이유로 반대하는 폐쇄 진영 CEO와 ‘민주화 효과로 단점 개선과 성능 향상이 쉽게 이뤄질 것’이라는 개방 진영 CEO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며 각을 세웠다.
AI 연구 그룹이 이처럼 폐쇄형과 개방형으로 양분된 기본 철학은 1980년대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독점 저작권을 옹호하는 카피라이트 진영과 인류 공용의 지식자산임을 내세운 카피레프트 진영으로 나뉜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이후 1990년대 PC 운영체제(OS)의 끝판왕 MS 윈도우와 소프트웨어 핵심코드를 공개한 오픈소스(open source)의 대표주자 리눅스의 대결로 압축된다. 현재 모바일 OS의 대세인 안드로이드 역시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 개방형 운영체제이다. 오픈소스는 개방형 협업을 장려하는 탈(脫)중앙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에서 나온 말이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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