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DDR5 없어서 못판다"…삼성·SK하닉, 고부가 D램 증산

이인준 기자 2023. 10. 1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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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업황이 바닥을 짚으며, 업계가 다시 양산 경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업계는 그동안 DDR4 등 범용 제품의 감산 노력을 이어가면서도, DDR5 등 첨단 제품으로 공정 전환을 가속화해왔지만 예상보다 수요가 더 많아 공급이 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내년 업황 반등을 앞두고 DDR5 공정 전환과 증산 준비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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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업황 바닥권 탈출…이제 양산 경쟁으로 전환
DDR4 수요 회복 지연에도…차세대 DDR5는 수급난
[서울=뉴시스]삼성전자가 업계 최초 12나노급 32Gb(기가 비트) DDR5 D램을 개발했다. 32Gb는 D램 단일 칩 기준으로 역대 최대 용량이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메모리 업황이 바닥을 짚으며, 업계가 다시 양산 경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승부처는 DDR5(double data rate5)다. D램 차세대 규격인 이 제품은 기존 모델인 DDR4 D램 시장 침체에도 불구, 시장의 주류로 부상 중이다. 특히 처리 속도가 2배 빠르지만, 가격은 최대 40%가량 더 비싼 고부가 제품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DDR4는 감산 영향이 집중되어 물량 감소 폭이 큰 반면, DDR5 수요는 양호한 상황이다. 현재 DDR5 고정가격은 PC와 모바일 제품을 중심으로 상승 중이며, 수요 부진 우려가 큰 서버용 DDR5 고정가격(기업간 거래가격)도 지난 8월부터 하락을 멈춘 상태다.

이어 반도체 가격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현물가격도 DDR5는 최근 한 달간 4.8%(16Gb 제품 기준) 상승했다. 현물가격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그만큼 제품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아서다.

메모리 업계는 그동안 DDR4 등 범용 제품의 감산 노력을 이어가면서도, DDR5 등 첨단 제품으로 공정 전환을 가속화해왔지만 예상보다 수요가 더 많아 공급이 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그동안 수요 부진 우려가 컸던 서버용 DDR5 수요도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대만 D램 업체 난야(Nanya)는 이번 4분기 전망과 관련해 "DDR5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서버 시장은 4분기부터 분기별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D램 전체 매출에서 DDR5의 비중은 올 4분기 20%(서버용 D램 기준)를 넘어 내년 51%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인텔로부터 인증을 획득한 10나노급 4세대 서버 D램 DDR5. (사진=SK하이닉스) 2023.01.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DDR5 공정 전환 속도…내년 양산 경쟁 치열할 듯

업계에서는 내년 업황 반등을 앞두고 DDR5 공정 전환과 증산 준비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4분기부터 DDR5 생산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DDR4 범용 제품과 낸드 플래시 레거시(성숙) 제품 위주로 연말에도 감산을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고성능 DDR5의 수요 증가에 따라 시장 상황에 맞게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12나노급 16Gb(기가비트) DDR5 D램 양산을 시작했고, 지난달에는 용량을 2배로 늘린 32Gb DDR5 개발에도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실적 발표에서도 "DDR5 수요 증가세에 맞춰 하반기에는 DDR5에 대한 첨단 공정 전환을 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DDR5 제품의 비중을 늘려나가는 추세다. DDR5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했지만, 일부에서는 SK하이닉스의 DDR5와 HBM 등 고부가 제품의 비중이 지난 3분기 전체 사업 매출의 절반을 넘길 수 있다고 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5월 미국 인텔에 D램 중 최신 제품인 '10나노급 5세대(1b) DDR5'를 개발해 차세대 서버용 CPU(중앙처리장치)를 개발하고 있는 미국 인텔에 제공했다. 이어 지난 9월에는 인텔과 함께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DDR5 성능 검증 백서를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DDR5의 적용처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의 실적과 관련해 "D램은 공급이 부족한 DDR5를 중심으로 평균판매단가가 상승했다"며 "D램이 예정보다 빠르게 흑자 전환하면서 전사 실적의 흑자 전환 시점도 앞당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메모리 반도체 3위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도 DDR5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최고경영자)는 "내년 초 회사의 DDR5 물량이 업계에서 가장 먼저 DDR4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의 난야도 '2세대(1B) 10나노급 DDR5'의 시험 생산에 들어간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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