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에 넘어진 노인 차에 치여 숨졌지만…운전자 '무죄'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넘어진 80대 노인을 보지 못해 차로 치어 숨지게 한 50대 여성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대구지방법원 제6형사단독 문채영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9)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설 명절을 앞둔 지난 1월 20일 범어네거리를 운전하고 있었다.

80대 B씨는 A씨 차량 앞에 있던 횡단보도 녹색등이 점멸 중일 때 횡단을 시작했다.

급하게 움직이던 B씨는 그대로 넘어졌고, 미처 횡단을 마치기 전 신호가 바뀌었다.

횡단보도 앞에서 정차 중이었던 A씨는 B씨가 넘어진 상황을 보지 못했고 신호가 바뀌자 그대로 출발했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류연정 기자

문 판사는 당시 A씨가 넘어진 B씨를 확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판단했다. 다른 차량에 의해 시야가 가려 B씨가 뛰어오는 모습도 발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봤다.

문 판사는 "피고인이 아무리 전방주시 주의의무를 기울이더라고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엎드려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당시 기록상 피고인이 휴대폰을 보거나 동승자와 대화하는 등 전방을 주시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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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CBS 류연정 기자 mostv@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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