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소리란 이런 것”...김동률 4년 만의 콘서트 ‘멜로디’ [리뷰]
오케스트라 동원한 빛과 소리의 향연
데뷔 30주년 맞아 히트곡으로 150분
‘아이처럼’ ‘취중진담’ ‘오래된 노래’ 등
“다음달 신곡...라이벌은 과거의 나”
김동률의 4년 만의 단독 콘서트 ‘멜로디’가 지난 7~9, 13~15일 2주간 총 6회차로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렸다. 최대 6만 석이 티켓 오픈 직후 전석 매진되며 여전한 흥행력을 입증했다. 그는 팬데믹 이후 처음 팬들과 대면한 7일 공연에서 “이번엔 제 자의가 아니다보니 4년이 더 길고 애틋하게 느껴졌다”며 “길고 힘든 시간 버티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다”는 인사를 건넸다.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는 그는 가장 사랑받아온 곡으로 150분을 채웠다. ‘사랑한다는 말’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오래된 노래’ ‘아이처럼’ ‘그게 나야’ ‘그땐 그랬지’ ‘취중진담’ 등 자신이 직접 만들고 부른 곡들에 진심을 눌러담았다. 1993년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그룹 전람회 때부터 가수 이적과 함께한 그룹 카니발 시절, 솔로 가수로서 꾸준히 발표한 곡들은 우리나라 대중음악사를 보는 듯했다.
그는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친구라는 느낌으로 즐겨달라”고 했다. “사실 여러분이 좋아하는 곡은 제가 하도 많이 불러서 지겨우니 잘 듣지 않아요. 그런데 이번 공연이 결정되고 산책을 하면서 이 곡들을 듣는데, 희한하게 반갑더라고요. 제가 반가울 정도면 여러분은 얼마나 반겨주시겠나 싶었죠.”
소리는 전자음 없이 현장에서 바로 만들어낸 것만 썼다. 수십명 규모의 관현악단과 기타·드럼·베이스 등 라이브 밴드, 코러스 가수들이 동원됐다. 피아노 반주를 멜로망스 정동환이 맡는 등 모든 음이 수준급이었다. 때로 김동률도 피아노 앞에 앉아 음을 더했다. 이런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소리에 대한 집착은 이미 김동률 공연의 트레이드 마크다.
올해 발표한 신곡 ‘황금가면’은 대규모 댄서와 대형 디스코볼, 폭죽을 동원해 한 편의 뮤지컬 같이 꾸몄다. 그는 “직접 춤을 추면 1년 동안 준비한 공연이 ‘김동률 춤 췄다’로 끝날까봐 춤은 안 췄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조명을 활용한 무대 연출은 관객석 집중력을 고도로 끌어올렸다. 그 흔한 스마트폰 불빛 하나 없이 대형 공연장이 오로지 그의 의도 하에 일사분란하게 밝아지거나 어두워졌다.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가 탱고로 편곡한 ‘망각’과 ‘연극’은 붉은 조명과 미디어아트로 매혹적인 느낌을 더했다. 마지막 곡 ‘기억의 습작’에선 핀 조명 아래에 김동률과 피아노 선율만으로 곡을 시작해 빅 밴드가 총동원된 웅장함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그는 과거 곡들 사이에서 앞으로에 대해서도 담담히 이야기했다. 다음 달에도 신곡을 발표할 예정이다. “음악을 오래 한 사람들은 옛날 히트곡을 넘어설 수 있을지, 가장 큰 라이벌은 과거의 내가 아닐지 생각하곤 해요. 이 나이에 K팝 스타급의 반응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혹평이라도 좋으니 ‘들어봤다’는 반응을 어디에든 남겨주시면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중국돈 빌려 쓰다가 파산 파산 파산…유럽 이 나라는 중국 ‘손절’ - 매일경제
- ‘국밥 한그릇 5000원’ 점심 때 직장인 9천명 몰리는 이 곳 - 매일경제
- 일본서 이 동물 습격에…한국인 포함 사상자 100명 넘어 - 매일경제
- 비아그라 먹었을 뿐인데…3시간 뒤 남성에게 벌어진 끔찍한 일, 뭐길래 - 매일경제
- 월급은 쥐꼬리, 월세는 ‘강남급’…살고 싶은 곳 1위 ‘이곳’ 다 떠나네 - 매일경제
- [속보] 바이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점령한다면 큰 실수될 것” - 매일경제
- 환자 실은 척 하고 연예인 태워다 준 사설 엠뷸런스…운전자 잡고보니 - 매일경제
- “아버지께 연락좀 드리라”…댓글 단 네티즌, 조민에 무슨일이? - 매일경제
- [단독] 고물가에도 강남은 지갑 열었다…매출 3조 백화점 탄생 ‘눈앞’ - 매일경제
- 정규리그 마지막까지 빛났던 임찬규, 이제 KS만 남았다 [MK초점]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