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에 이용된 금액만 40억”…대전 신협 강도 구속기소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서 상습 도박
1년 반 동안 도박횟수 4600여회 달해

경찰서로 들어가는 대전 신협 강도 피의자. 연합뉴스

대전의 한 신협에서 강도 범행을 저지른 뒤 베트남으로 달아났다 붙잡힌 40대가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조재철)는 16일 특수강도와 상습도박 등의 혐의로 A씨(47)를 구속기소했다.

A씨는 지난 8월18일 오전 11시56분쯤 서구 관저동 한 신협에 소화기 분말을 뿌리며 들어가 직원을 흉기로 위협하고, 3900만원을 빼앗은 뒤 미리 준비한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 그는 폐쇄회로(CC)TV가 없는 이면도로에서 훔친 오토바이와 택시 등의 이동 수단을 바꿔가며 도주했다. 또 여러 차례 옷을 갈아입고, 장갑을 껴 지문을 남기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도 했다.

A씨는 범행 이틀 만에 베트남 다낭으로 출국했고, 경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해 사건 발생 23일 만인 지난달 10일 베트남 다낭의 한 호텔 카지노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이 A씨를 붙잡았을 당시 그가 훔친 돈은 대부분 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A씨가 2021년 1월쯤부터 지난 8월까지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에 접속해 상습적으로 도박을 하다 파산에 이르게 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 수사 결과, 도박에 이용된 금액은 40억원 상당이다. 그가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를 이용한 횟수는 4600여회에 달한다.

A씨는 지인들로부터 수억원 상당의 돈을 빌려 인터넷 도박 자금 등으로 사용하던 중 도박 손실을 감당할 수 없게 되고, 빚 독촉에 시달리게 되자 이번 강도 범행을 계획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A씨는 상습적으로 인터넷 도박을 일삼았다”라며 “여러 정황상을 고려해볼 때, 이번 강도 사건은 계획된 범행”이라고 말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