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구본규 대표, LS EV '상장 숙제' 풀 수 있을까?

이인준 기자 2023. 10. 1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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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년차 구본규 대표, LS EV 상장 가능할까
LS EV 실적, 4년째 '답보 상태'로 부정적 영향
오너3세 경영 능력 보여줄 기회라는 평가도
구본규 LS전선 CEO 부사장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LS전선의 전기차 부품 계열사인 LS EV 코리아(이하 LS EV)의 증시 상장이 계속 늦어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기업 공개 지연으로 연 매출 1조원 규모의 글로벌 업체를 키우겠다는 LS전선의 청사진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에선 LS전선 구본규 대표이사가 '오너 3세' 경영인이라는 꼬리표를 떼내려면 LS EV 상장을 통해 진정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S EV는 LS전선에서 전기차 부품사업부를 분할해 2017년 설립했다. 폭스바겐과 볼보, BYD(비야디)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LG화학에도 전기차용 와이어링 하네스(배선)와 배터리팩 부품, ESS용 부품 등을 공급한다.

LS전선은 이 LS EV를 전기차 시대에 걸맞게 2030년까지 매출 1조원 기업으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이 LS EV 상장이다. 회사를 키우려면 이에 걸맞는 투자금이 필요하고, 상장은 이 자금 확보를 위해 필수 수순이다.

LS EV 3년전 상장 취소, 성공 여부 여전히 '불투명'

실제 LS전선은 2019년 12월 LS EV 상장을 추진했지만, 수요예측이 저조해 2020년 7월 끝내 상장을 철회했다. 미래 성장성에 대한 우려와 코로나19가 LS EV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 '상장 실패' 이후 LS EV 실적도 주춤하고 있다.

LS EV의 연결 기준 매출은 지난해 3496억원으로, 지난 2019년 2121억원 대비 64.8%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90억원에서 128억원으로 32.7% 급감했다.

LS그룹 구자은 회장이 전기차 사업을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적극 육성하겠다는 입장을 공표한 것을 감안하면 LS EV 성장세는 합격점을 주기에는 미흡하다는 평이다. 이는 구 회장의 경영 방침을 조카인 구본규 대표가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LS전선은 내부적으로 LS EV가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때 상장을 재추진할 방침이다.

LS EV 상장이 구본규 대표 '경영능력' 시험대 될 듯

하지만 영업이익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LS EV의 상장 적기는 더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 기업의 2018~2019년 중국 진출 확대 등으로 기간적 특수성을 제외하면 지난해까지 실적은 꾸준히 개선 중"이며 "펀더멘털과 수익성을 강화한 뒤 경영여건과 시장 환경을 고려해 추후 상장 시점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LS EV 상장이 구본규 대표이사의 경영 능력을 평가하는 진정한 시험 무대가 될 수 있다.

지난해 12월 LS전선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구본규 대표 입장에서 LS EV 상장은 본인의 경영 능력을 보여줄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LS EV를 성공적으로 상장하려면 기업 실적 자체가 개선되야 하는데 아직까지 실적 개선은 두고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LS전선이 최근 미래 먹거리로 전력투구 중인 해저전력선 시장은 수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최근 스웨덴 바텐폴(Vattenfall), 덴마크 오스테드(Ørsted) 등 유럽 해상풍력발전 업체들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이나 공급망 차질로 프로젝트 철회나 재검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구본규 대표, LS전선 실적 회복도 또 다른 '과제'

일부에선 구 대표가 LS EV 상장이 아니라 LS전선 본연의 경영을 잘하는 것이 더 급선무라는 진단도 내놓는다. 그만큼 LS전선의 실적 침체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LS전선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200억원에 그쳐, 전년 2300억원 대비 100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3.8%에서 3.3%로 낮아졌다. 이어 올 상반기도 매출액은 3조5940억원에서 3조80억원으로 16.3% 줄고, 영업이익은 1250억원에서 980억원으로 21.6% 감소했다.

원재료인 구리 가격 상승이라는 호재를 만났지만, 과거에 수주한 수익성 낮은 해외 프로젝트로 인해 실적 둔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카타르 프로젝트의 공사 추가 비용으로 일회성 비용 180억원까지 발생했다.

이런 실적 감소 와중에 기업 재무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사업 투자와 자회사 경영 효율성을 위해 대규모 자금이 계속 투입되고 있어서다. 올 상반기 말 기준 LS전선의 차입금은 2조704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2조2460억원 대비 4600억원(20.4%) 정도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262.3%로 대기업 적정 수준인 200%를 훨씬 웃돌고 있다.

LS전선의 올 상반기 말 기준 차입금 의존도는 45.4%로, 전년 같은 기간 38.5%보다 더 커진 상황이다. 외부에서 빌린 돈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LS전선 관계자는 "경기 등락 영향과 수주 산업 특성상 LS전선 업황이 실적에 반영되는데 시차가 생길 수 있다"며 "연간 기준 올해 실적은 전년 대비 더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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