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장성 인사 임박…해병 1사단장의 행로는? [취재파일]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2023. 10. 1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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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사하는 신원식 신임 국방부 장관 (사진=국방부 제공, 연합뉴스)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하반기 장성 인사가 단행될 예정입니다. 당초 계획은 3성 이하 위주의 중·소폭 인사였지만, 신원식 국방장관 취임 이후 합참의장, 참모총장, 사령관으로 범위를 넓힌 군 최고 지휘부 대폭 인사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의장과 각 군 총장에 누가 오르느냐"가 관심입니다. 이번에는 많이 다릅니다. 해병대 채 해병 순직 사고의 여파로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의 행로가 어디를 향하느냐"가 최대 이슈입니다.

채 해병 순직과, 이후 해병대 수사단장 항명·외압 파문에 직간접적 관계가 있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임성근 1사단장의 퇴진이 당연지사 같았는데 하반기 장성 인사의 방향은 딴판인 것으로 취재됩니다. 김계환 사령관 유임에, 임성근 사단장의 보직 이동이 유력합니다. 임성근 장군은 채 해병 순직 사고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으면 내년 상반기 장성 인사 때 사령관 임명이 점쳐집니다.

"사령관과 1사단장, 떠나지 않는다"

해병대 김계환 사령관과 임성근 1사단장

우선 이번 주 중에 하반기 장성 인사의 범위가 결정됩니다. 3성 이하 중·소폭 또는 최고 지휘부 포함 대폭 중 판가름 나는 것입니다. 육군의 한 중견 장성은 "의장, 총장, 사령관 등 군 최고 지휘부를 교체하는 대폭 인사로 정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군 최고 지휘부의 일원인 해병대 사령관도 인사 대상입니다. 김계환 사령관은 취임 1년이 채 안됐지만 채 해병 순직 사태로 리더십을 상실했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하반기 장성 인사에서 군 지휘부를 전체적으로 바꿔도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대다수입니다.

국방부 유력 소식통들은 "김계환 사령관 유임으로 임성근 1사단장은 보직을 이동해 다른 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해병대의 장군 서열은 중장인 사령관 아래, 1·2사단장과 부사령관,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 등 4명의 소장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임성근 1사단장과 조영수 2사단장은 각각 전비태세검열실장과 부사령관에 임명하고, 주일석 검열실장과 정종범 부사령관이 각각 1·2사단장을 맡는 구도가 됩니다.

임성근 소장의 사령관 임명 시나리오

현충원으로 떠나는 고 채 해병에게 경례하는 김계환 사령관과 임성근 1사단장

이와 같은 인사안의 근거는 대통령실이 임성근 소장을 높게 평가하고, 경북경찰청 수사에서 임 소장의 무혐의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국방부 핵심 관계자는 "국방의 원투펀치인 국방장관과 안보실 2차장이 사임했지만 임성근 사단장은 군복을 벗지 않았다", "이는 임 사단장이 톡톡히 신뢰를 받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찰 수사에서 사단장의 실종자 수색 지시가 해병대원 출발 전에 있었다는 복수의 새로운 증거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임 사단장에게 유리한 정황입니다.

사령관 유임 1사단장 보직 이동은 내년 상반기 인사 때 임성근 소장의 사령관 임명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시간을 벌어 여론의 관심이 식으면 임성근 사령관 임명 시나리오가 본격 가동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는 동안 채 해병 순직, 그리고 항명과 외압 의혹을 둘러싼 각급 법원의 재판에서 해병대 최고 지휘부와 영관급 장교들의 다툼이 명약관화이지만 감수하겠다는 것입니다. 법정 이전투구가 아니더라도 김계환, 임성근 두 장군은 부하들에게 영이 서지 않기 때문에 해병대 정상화를 위한 두 장군의 자진 용퇴 해법도 회자됩니다. 하지만 현역과 예비역 해병대 장교들은 "이제는 김계환, 임성근 두 장군이 스스로 사의 표명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입을 모읍니다.

차기 의장은 공군인가, 육군인가

정상화 공군 참모총장(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차기 합참의장 선두주자는 정상화 공군 참모총장입니다. 인사권자들과 두루 가까워서 일찍이 차기 의장으로 꼽혔습니다. 육군은 정상화 의장 인사안에 불편함을 느끼는 분위기입니다. 육군이 합참의장을 맡아야 전체 군 조직 운용이 원활하다는 논리입니다. 만약 육군의 입김이 먹힌다면 차기 합참의장은 박정환 육군 참모총장에게 돌아갈지도 모릅니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별넷 대장 진급입니다. 경쟁은 대장 자리 많은 육군에서 늘 치열합니다. 참모총장, 연합사 부사령관, 지상작전사령관, 제2작전사령관 등이 대장 직위입니다. 강신철 합참 작전본부장을 필두로 한 육사 46기 중장들이 주력 후보군인 가운데,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의 악역을 맡은 육사 45기 임기제 중장인 권영호 육사 교장의 다크호스 부상이 주목됩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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