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4651번, 도박 자금만 40억 원"… 대전 신협 강도 구속 기소

대전의 한 신협에서 현금 3900만 원을 빼앗아 베트남으로 달아났던 40대 남성이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남성은 2021년 1월부터 40억여 원을 인터넷 도박에 이용, 도박 과정에서 생긴 채무로 빚 독촉에 시달리자 이 같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조재철)는 16일 피고인 A(47) 씨를 특수강도, 상습도박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8월 18일 대전 서구 관저동 한 신협에서 현금 3900만 원을 탈취해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헬멧과 두터운 점퍼 등으로 신분을 철저한 은폐한 A 씨는 범행 전후로 오토바이 2대와 승용차, 택시 등 여러 이동수단을 이용, 동선을 복잡하게 만들어 수사에 혼선을 줬었다.

A 씨는 범행 이틀 뒤인 20일 인천공항을 통해 베트남으로 출국했지만, 현지 공조 수사와 한인의 결정적 제보로 지난달 10일 다낭의 한 카지노에서 붙잡혔다.

사건을 넘겨 받은 검찰은 A 씨의 차명계좌를 특정해 계좌추적을 실시하고, 휴대전화 등 압수물을 재포렌식하는 등 범행 동기와 범행에 이르게 된 과정을 보완 수사했다.

그 결과 사업상 채무변제와 생활비를 마련하고자 즉흥적으로 범행했다는 A 씨의 주장과 달리, A 씨는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에 접속해 상습적으로 도박을 하다 파산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2021년 1월부터 올 8월 20일까지 별다른 직업이나 수입 없이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4651회 넘게 도박했다. 이 기간 동안 40억 원이 넘는 도박 자금이 투입되기도 했다.

검찰은 A 씨가 지인들로부터 수억 원 상당의 돈을 빌려 인터넷 도박 자금 등으로 사용하던 중, 도박 손실을 감당할 수 없게 되고 빚 독촉에 시달리자 강도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대낮에 신협에서 강도 범행을 벌이고 경찰의 추적을 따돌린 후 해외로 도피하는 등 용의주도하게 범행을 계획.실행한 정황을 다수 확인했다"며 "국민의 일상을 위협하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강력범죄에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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