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빚 갚으려 범행”...대전 신협 강도 구속기소

대전 신협 강도 사건 피의자가 베트남에서 붙잡혀 베트남 출국 30일 만인 21일 오전 국내로 송환돼 대전서부경찰서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대전의 한 신협에 침입, 흉기로 직원을 위협해 현금 3900만원을 빼앗고 베트남으로 달아났다가 붙잡힌 4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검은 16일 특수강도와 상습도박 혐의로 A(47)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 18일 정오쯤 대전 서구 관저동 한 신협에 소화기 분말을 뿌리며 들어가 직원을 흉기로 위협, 3900만원을 빼앗은 뒤 미리 준비한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그는 훔친 오토바이와 택시 등 이동 수단을 바꿔 가며 방범카메라(CCTV)가 없는 길을 찾아 도주했다. 도주 과정에서 여러 차례 옷을 갈아입고 장갑을 껴 지문을 남기지 않는 등 경찰 수사망을 피한 그는 범행 이틀 만에 베트남 다낭으로 출국했다.

이에 경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 사건 발생 23일 만인 지난달 10일 베트남 다낭의 한 호텔 카지노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베트남에서 검거될 당시 한화 200만원 상당의 카지노 칩을 갖고 있었고, 훔친 돈은 대부분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A씨가 지난 2021년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 접속해 상습적으로 도박하다 파산에 이르게 된 사실을 확인했다. 도박에 이용된 금액은 40억원 상당으로 그 과정에서 수억 원의 빚이 생겼고, 빚 독촉에 시달리게 되자 청원경찰이 근무하지 않는 신협 지점을 노려 계획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A씨는 당초 ‘사업상 지게 된 빚 때문에 즉흥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으나, 인터넷 도박 중독과 그로 인한 채무가 주된 범행 동기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