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 1회…"엡스타인 스타일로" 이종열 신임 단장은 왜 삼성을 선택했나?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다시 삼성의 푸른 왕조를 만들 수 있도록"
삼성 라이온즈는 16일 "이종열 SBS 스포츠 해설 위원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삼성은 지난 2021년 정규시즌 76승 9무 59패 승률 0.563의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당시 KT 위즈와 공동 1위의 성적을 거뒀던 삼성은 '타이브레이커 결정전'에서 무릎을 꿇었지만, 무려 5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경험하게 됐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의 경기력은 아쉬웠다.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플레이오프는 5판 3선승제가 아닌 3판 2선승제로 진행됐는데,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어스에게 2연패를 당하면서, 너무나도 허무하게 시즌을 마쳤다. 그래도 5년 간의 침묵을 깼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었는데, 삼성은 다시 추락하기 시작했다.
삼성은 지난해 66승 2무 76패 승률 0.465로 정규시즌을 7위로 마쳤고, 올해도 61승 1무 92패 승률 0.427로 모든 일정을 종료했다. 16일 경기 개시 전을 기준으로 삼성은 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이날 한화 이글스의 경기 결과에 따라 9위로 떨어져 시즌을 마칠 위기에 놓여있다. '삼성 왕조'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부진을 거듭하자, 결국 삼성이 칼을 빼들었다.
삼성은 그동안 선수 출신에게 단장 직책을 단 한 번도 맡기지 않았었다. 그러나 최근 8년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이 한차례 그친 삼성은 '처음'으로 선수 출신인 이종열 해설위원에게 단장을 맡가기로 결정했다. 은퇴 이후 곧바로 코치 커리어를 시작한 이종열 단장은 야구계 안팎으로‘공부하며 노력하는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종열 신임 단장은 지난 1991년 LG 트윈스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 2009년까지 '원클럽맨'으로 뛰며 통산 1657경기에 출전해 1175안타 52홈런 448타점 588득점 131도루 타율 0.247의 성적을 남겼다. 현역 시절에는 내야의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스위치 히터로 활약했다.
이종열 단장은 현역 커리어를 마친 직후부터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해설위원과 국가대표 코치직을 맡으면서 많은 경험을 쌓아왔다. 이에 삼성은 "신임 이종열 단장이 최신 야구 트렌드에 맞는 강한(Win) 팀, 그리고 팬들에게 사랑받는(Wow) 팀으로 만들어줄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이종열 단장은 "삼성 라이온즈라는 명문 구단에 오게 돼서 기쁘고 가슴이 벅차다. 저를 선택해 주시고 믿어주신 만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다시 삼성의 푸른 왕조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단장으로 임명된 소감을 밝혔다.
삼성의 단장을 수락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긴 시간 선수 생활을 하면서 배우고 느꼈던 경험과 미국에서 보고 배웠던 야구, 그리고 해설과 대표팀 코치를 하면서 경험한 것들을 삼성에서 펼쳐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단장직을 수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계쏙해서 그는 "미국에 있을 때 현지 대학교에서 스포츠 매니지먼트를 지도하고 계신 조성호 교수님과 소통을 자주 했다. 저의 야구 방향이나 팀 운영에 대해서 자주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얘기를 했던 게 테오 엡스타인 같은 스타일로 운영을 하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덧붙였다.
지금의 삼성이 다시 부활하기 위해선 어떠한 것들이 필요할까. 이종열 단장은 "삼성이라는 팀 자체가 가지고 있는 역사와 내공이 있다. 최근 전력이 약해졌는데 어떤 특정한 부분을 꼽기보다는 여러 부분을 두루두루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첫 번째로 선수 육성에 포커스를 맞추겠다. 그리고 1년 반짝하는 팀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적을 낼 수 있는 강팀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앞으로 좋은 성적을 지속적으로 낼 수 있는 구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이종열 단장은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방문, 직원들과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 단장 역할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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