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의 몸풀기, 이효리 '후디에 반바지 '[뉴트랙 쿨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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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효리가 음악 하는 사람인지 방송하는 사람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20여 년 전 신동엽에게 어깨너머로 배운 예능감이 세월에 바래지도 않아 2023년까지 건재하니 그렇게 느껴질 만도 하다.
심지어 이번 새 노래는 무려 6년 만에 전해온 '가수 이효리'의 소식이어서 더 그럴 수밖에 없다.
올해로 데뷔만 26년 차, 10분 만에 상대 마음을 훔치겠다며 솔로 선언을 한 뒤로도 20년이 흐른 이효리의 연배는 더는 예사 수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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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김성대(대중음악 평론가)
가끔 이효리가 음악 하는 사람인지 방송하는 사람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20여 년 전 신동엽에게 어깨너머로 배운 예능감이 세월에 바래지도 않아 2023년까지 건재하니 그렇게 느껴질 만도 하다. 심지어 이번 새 노래는 무려 6년 만에 전해온 '가수 이효리'의 소식이어서 더 그럴 수밖에 없다. 가정도 이루고 생각도 취향도 바뀌어서일까. 신곡은 지금 이효리의 위치와 정서를 대변하듯 느리고 편안하다.
올해로 데뷔만 26년 차, 10분 만에 상대 마음을 훔치겠다며 솔로 선언을 한 뒤로도 20년이 흐른 이효리의 연배는 더는 예사 수치가 아니다. 흔한 말로 '내일모레' 쉰 살이고 조만간 데뷔 30주년을 맞는다. 그래서 색소폰 솔로와 듀스의 '여름 안에서' 풍 안무를 곁들인 90년대 힙합 솔(soul) 싱글 '후디에 반바지'는 이효리에겐 꾸민 레트로라기보단 추억의 자연스러운 반영에 가까워 보인다. 대중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해 주면 좋겠냐는 물음에 "마음대로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하는 이효리에게 그것은 그저 "춥지도 덥지도 않게, 의미도 후회도 없게 만든 경험의 산물인 것이다.
'후디에 반바지'라는 느슨한 제목은 곡 느낌에도 그대로 대입된다. 비트와 멜로디가 욕심 없이 평행선을 긋는 음악 속은 온통 선선하고 나른한 가을 저녁에다 평화롭게 기름진 힙합 알앤비의 홍수다. 언젠가 그는 어렵게 자라 정서적으로 힙합에 끌렸고 장르가 지닌 자유롭고 거침없는 습성이 또한 자신을 힙합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후디에 반바지'가 인천 출신 랩 그룹 리듬파워의 행주와 비의 '깡'을 만든 매직 맨션 소속이자 래퍼 페노메코, 육지담과 작업한 KEYMAKER의 손에서 나온 건 때문에 마냥 우연으로만 볼 순 없다. 그래도 오랜만의 컴백인데 가사 정도는 효리 본인이 써도 되지 않았나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가수가 직접 쓴 듯했다는 엄정화의 'Ending Credit'를 듣고 행주에게 연락한 섭외 배경을 이해한다면 살짝 접어두어도 될 아쉬움일 것 같다.
이효리가 신곡을 두고 반복 강조하는 말은 '가볍게'다. 힘을 빼고 내려놓은 채 그저 나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 '후디에 반바지'의 주제요 목적인 셈이다. 이는 제주와 노자, 요가를 거치며 지난 수년간 가꿔온 그의 삶의 방식이기도 해 노래의 특징은 어느새 가수의 라이프 스타일에까지 가지를 뻗는다. 여기에 시대를 불문한 젊은 세대의 공통된 특징이자 지금 젊은 여성들이 태도로서 무장한 가치, 즉 남 눈치 보지 않는 당당함과 주체성을 곁들여 곡에 보이지 않는 힘으로 녹였다. 멋 부리지 않은 평범한 후렴도, "나를 보면 다 얼음 (땡)" 장난 같은 가사도 모두 가창보단 무드에 방점을 찍은 신곡의 젖줄이다.
물론 '후디에 반바지'는 그가 '댄스가수 유랑단'에 나와 한 말대로 노래 연습과 작곡 공부를 전제한 '10년 계획'의 서막은 아닌 듯 보인다. 그는 신곡에서 프로듀싱과 퍼포먼스만 했다. 노래도 일주일 세 차례 보컬 연습의 효과가 아직은 보이지 않고 자신의 내면과 색깔을 적극 드러낸 'Black' 때처럼 창작에도 관여하지 않았다. 상황의 열쇠는 역시 '가볍게'에 있다. 효리는 6년 만의 노래로 그저 몸을 푼 것이다. 본인이 이 곡을 계기로 더 활발한 음악 활동을 예고했으니 그의 장기 계획이 어떤 식으로 고개를 들지는 다음 싱글 또는 앨범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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