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주인 "전세보증금 5억 토해"…역전세 4%→41%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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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전세 재계약 10건 중 4건은 보증금 일부를 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이 고점이던 2021년 신규계약한 전세 만기가 2년이 지난 2023년 속속 도래하면서, 종전 대비 보증금을 낮춘 재계약 비중도 크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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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전세 재계약 10건 중 4건은 보증금 일부를 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이 고점이던 2021년 신규계약한 전세 만기가 2년이 지난 2023년 속속 도래하면서, 종전 대비 보증금을 낮춘 재계약 비중도 크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 집주인의 경우 5억원 이상 보증금을 낮춰 재계약한 사례도 나왔다.
16일 HDC그룹의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통해 전국 아파트의 종전 대비 갱신 전세보증금을 비교한 결과, 올해 들어 보증금을 낮춰 갱신한 비중은 지난해 대비 10배 이상 늘어난 41%(10만8794건 중 4만4530건)로 집계됐다. 거래 유형을 통일하기 위해 종전 전세(보증금이 있고 월세가 '0'인 경우, 전세로 간주함)에서 전세로 갱신된 계약만 분석에 포함했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의 감액 갱신 비중이 44%로, 지방(34%)에 비해 10%p(포인트) 높았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021년말 대비 2023년 9월말 평균 전세가격 변동률은 수도권 -12.63%, 지방 -8.21%로 수도권의 낙폭이 더 컸다.
전세 감액갱신이 늘어남과 동시에 감액폭도 예년에 비해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감액 갱신한 아파트 전세계약 4만4530건 중 5000만원 이하로 감액한 비중은 39.2%(1만7437건, △수도권 34.2% △지방 55.8%)로, 2022년 48.7%(수도권 44.2%, 지방 59.4%)에 비해 줄었다.
상대적으로 전셋값 수준이 높은 수도권은 5000만원 초과 1억원 이하 감액 비중이 35.9%(3만4256건 중 1만2295건)로 가장 컸고, 서울 강남권 대형면적 위주로 5억원 이상 보증금을 낮춰 재계약한 사례도 나타났다. 지방은 5000만원 이하로 감액한 갱신 비중이 과반을 차지하지만 세종(77.3%), 대구(58.9%), 대전(51.7%), 울산(51.3%) 등 대도시에서는 5000만원 초과한 감액 비중이 더 큰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 감액 갱신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올해 재계약 물량 대부분이 가격 고점이었던 2년 전 체결된 계약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여전히 전셋값이 전고점 이하 수준에 머물러 있는 단지들도 상당수인만큼, 연말까지 보증금을 낮춘 재계약이 이어지면서 감액 갱신 비중은 40% 후반대를 유지할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최근 전셋값 상승세를 감안할 때, 종전 보증금 대비 감액폭이 줄면서 임대인들의 부담은 다소 경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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