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이제는 껍질째 먹는다…껍질 얇고, 당도 높은 신품종 ‘청밀’ 나와

윤희일 기자 2023. 10. 16. 09:4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껍질째 먹는 배 ‘청밀’. 충남농업기술원 제공.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새콤달콤한 배가 나왔다.

충남농업기술원은 최근 자체 개발해 묘목을 증식하고 있는 신품종 배 ‘청밀’을 본격적으로 농가에 보급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청밀은 조중생 품종으로 신고 등 기존 품종과 달리 연둣빛의 얇은 과피(열매껍질)를 가진 게 특징이다. 또 배의 알갱이가 작아 식감이 부드럽고 아삭한 것도 다른 배와 다른 점이다. 이 때문에 껍질째 먹어도 저항감이 거의 없다.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일반 배는 껍질을 벗겨내고 먹는 데 국내 배 중에서 껍질이 가장 얇은 청밀은 껍질째 먹어도 이질감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청밀의 또 다른 특징은 당도가 14브릭스로 아주 높다는 점이다. 기존 배의 당도는 보통 10~11브릭스 수준이고 아주 달다고 해도 12브릭스를 넘지 못한다고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게다가 신맛을 내는 산도도 기존 배보다 높다. 과일은 보통 당도뿐만 아니라 산도도 어느정도 높아야 새콤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우수 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연구사는 “당도와 산도가 기존 배보다 높아서 새콤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청밀은 저장성이 높아 향후 해외 수출 품목으로 육성할 경우 경쟁력이 높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청밀은 상온에서 20~25일 저장해도 품질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배에 비해 2~3배 긴 것이다.

농업기술원은 충남의 배 주산지인 천안·아산지역 농가에 우선 청밀 묘목을 공급할 예정이다.

껍질째 먹는 배 ‘청밀’의 묘목(앞쪽 작은 나무). 충남농업기술원 제공

윤홍기 충남농업기술원 과수팀장은 “지난 24년간 청밀의 특성 검증을 해 과실의 품질이 우수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청밀이 침체한 배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재배 기술을 개발하고 농가를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남농업기술원은 산하 딸기연구소를 통해 딸기 신품종 ‘설향’을 개발해 우리나라 딸기의 품종독립을 이루는데 이바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설향이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전인 2005년 국내 재배 딸기 종 국내 품종의 점유율은 9.2%에 불과했으나 설향이 나온 이후 국내 딸기 품종의 점유율은 96%까지 높아졌다. 설향은 우리나라 딸기 농업의 흐름을 일시에 바꿔놨다. 우리 농민들이 쉽게 재배할 수 있으면서도 수확량이 많고 맛까지 좋은 ‘설향’은 이른 시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