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시달리다 남편 살해한 30대 여성 1·2심 집행유예

울산지방법원

수년 동안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남편을 살해한 3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울산재판부 형사1부(손철우 고법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 대한 검찰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형 집행유예인 원심을 유지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 경남 양산시 자신의 집에서 남편인 30대 B씨에게 수면제가 든 음료를 마시게 하고, B씨가 잠들자 베개로 얼굴을 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0여년 동안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채 술을 마시던 B씨는 수년간 A씨에게 가정폭력을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평소 불만을 품고 있던 A씨는 범행 당시 B씨가 비정상적인 성관계를 요구하자 남편을 살해했고, 범행 이후 자수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유족들은 가족을 잃고, 정신적 상처를 입었다"면서 "다만 범행 동기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이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포심에 압도돼 남편이 없어져야 자신과 자녀를 보호할 수 있다는 극단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며 "범행 이후 자수한 점, 유족이 탄원서를 제출한 점, 피고인이 구금되면 자녀들의 보호와 양육이 곤란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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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CBS 이상록 기자 jjaya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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