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G 0.326·OPS 0.897’ 이정후 향기는 분명히 맡았다…LG와 최원태 선물, 2024년 ‘진짜 시험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리 부상 여파가 심한데 출전해왔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외야수 이주형(22)의 투지를 높게 평가했다. 시즌 막판 다리에 부상이 있었는데 참고 제 역할을 해줬다는 얘기다. 키움 관계자에 따르면 이주형은 못 뛸 정도는 아니었다. 대부분 선수가 시즌 막판 가지고 있는 수준의 통증, 그리고 약간의 인내가 필요한 정도의 컨디션이었다.
팀을 위한 책임감은 충만했다. 본인도 기약할 수 없던 LG에서의 미래를 정리하고 키움에서 미래가 아닌 현재를 증명했으니 의욕도 넘쳤을 것이다. 69경기서 215타수 70안타 타율 0.326 6홈런 36타점 32득점 출루율 0.390 장타율 0.507 OPS 0.897.
공수주를 두루 갖춘 우량주임을 증명할 정도의 표본이었다. 키움은 자연스럽게 이주형을 축으로 미래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병역도 해결했으니 당연하다. 이주형을 중견수로 놓고 외야 리빌딩에 본격 착수했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1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이주형이 다리 부상 여파가 심했는데 출전해 잘해줬다. 내년을 위해 준비하는 단계인데 큰 도움이 됐다”라고 했다. 내야에 김혜성, 외야에 이주형을 상수로 놓고 다양한 실험을 원주 마무리캠프에서 할 예정이다.
단, 이주형을 김혜성 정도의 ‘굳은 자’라고 보기엔 약간의 리스크가 있는 건 사실이다. 이주형이 김혜성처럼 풀타임 경험은 없기 때문이다. 김혜성은 수년간 풀타임을 뛰고 골든글러브를 2년 연속 수상하며 KBO리그 최고 중앙내야수로 거듭났다.
그래서 이주형의 진짜 모습은 2024년에 좀 더 선명하게 확인될 전망이다. 개막전부터 130~140경기를 뛸 때 내는 생산력이 진짜 모습이다. 그 생산력을 2~3년간 유지하면 그게 이주형의 진정한 애버리지다. 키움은 이주형이 리그 외야수 최상급 생산력을 낼 것이라고 믿고 밀어붙이기로 했다.
현 시점에선 제2의 이정후가 될만한 자질을 확실하게 확인한 수준이다. 단, 최근 키움은 젊은 야수들의 성장이 다소 정체됐다는 평가를 받는데, 그 사이에서 단연 빛나는 건 사실이다. 이주형이 나름 계산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박수종이라는 또 다른 기대주를 시즌 막판 발굴하기도 했다. 홍원기 감독은 “또 다른 옵션”이라고 했다.
어쨌든 키움은 이정후 없는 시대를 맞이했다. 2024년부터 무조건 확정이었는데 막상 이정후가 올 시즌 막판 부상으로 물러났다. 그러면서 미리 포스트 이정후 시대를 실전을 통해 준비했다고 해석하면 위안을 삼을 수 있다. 이주형의 기량을 확인하고 미래를 그리기 시작한 건 단연 키움의 2023시즌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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