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위니아그룹, 몽베르CC도 내놨다…위기 탈출 안간힘
원하는 가격에 팔아도 채무 변제한 뒤 손에 쥐는 돈은 1000억원 안팎
CB 조기상환 대응·단기 차입금 막기에도 역부족
대유위니아그룹이 가전 계열사 부실로 시작돼 그룹 전체로 퍼진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이 각별히 애정을 쏟던 골프장 몽베르CC까지 매각에 나섰다. 그러나 그간 누적된 계열사 간 대여금 중 상당분이 회수가 어려워진 데다 그룹의 신용도가 바닥을 쳐 외부 자금 조달도 사실상 막히면서 그룹 전체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태로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몽베르 팔아도 손에 쥐는 돈은 1000억원 안팎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유위니아그룹은 경기 포천에 있는 골프장 몽베르CC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몽베르CC는 대중제와 회원제가 결합된 36홀 골프장이다. 대유위니아그룹은 몽베르CC의 매각 가격으로 3200억원대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유위니아그룹은 이 골프장을 2011년 370억원에 인수했다. 대유위니아그룹의 지주사인 동강홀딩스와 계열사 스마트홀딩스가 대유몽베르조합을 만들어 골프장을 사들여 운영하고 있다. 몽베르 CC는 박 회장이 지난 10여년간 골프장의 세세한 경영까지 직접 관여할 정도로 애정을 가진 골프장으로 유명하다.
대유위니아그룹에 경고등이 켜진 올 초부터 시장에선 몽베르CC 매각설이 돌았다. 다만 박 회장의 반대로 매각이 진행되지 않았다. 박 회장은 몽베르CC를 기반으로 3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도 추진했으나 이 역시 뜻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결국 그룹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자 최근 매각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매각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대유위니아그룹 측 희망 매각 가격이 시장의 눈높이보다 훨씬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고 해외여행길이 열려 골프 인기가 시들면서 홀당 100억원 가까이 가치를 인정받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포천 안에서도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어 입지가 좋다고 보기 어렵다는 한계도 안고 있다.
더 큰 문제는 3200억원대에 매각이 이뤄지더라도 회원권 보증금을 비롯해 기타 부채들을 정리하고 나면 대유위니아그룹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1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대유위니아그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1000억원으로는 당장 막아야 하는 전환사채(CB) 조기 상환금과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 차입금을 막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재무구조 개선 '산 넘어 산'
대유위니아그룹이 당면하게 될 가장 큰 위협은 대유에이텍이 2022년 5월 발행한 400억원 규모 28회차 전환사채(CB)의 조기상환 청구다. 이 CB의 조기상환 청구 기간은 지난 1일부터 이달 말일까지다. 조기상환 지급일은 다음달 30일이다.
발행 당시 1060원이었던 CB의 전환가액은 두 차례 전환가액 조정을 거쳐 742원으로 떨어졌다. 대유에이텍 주식은 25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대규모 조기상환청구가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대유에이텍 28회차 CB는 이날 시장에서 5088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일에는 401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 CB를 사서 조기상환을 청구하면 다음달 30일 기존에 정해진 보장수익률에 따라 10307원을 받아 두 배가 넘는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선뜻 매수에 나서는 이들이 없는 상황이다. 그 만큼 시장에서 대유에이텍이 조기상환에 대응하기 어렵고, 회사 자체가 쓰러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대유에이텍은 당장 상환일이 다가오고 있는 단기 차입금도 쌓여 있다. 2분기 말 기준 대유에이텍의 단기성차입금(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은 1759억원에 달한다. 대유에이텍이 가지고 있는 현금성자산은 126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상각전 영업이익(EBITDA)가 463억원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해 올해 현금흐름을 더해 계산해도 차입금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 계열사가 연이어 회생에 들어가면서 그룹 전체의 신용도가 타격을 입어 외부 자금 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유플러스가 지난 7월 3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 지 두 달여 만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것도 대유위니아그룹이 시장의 신뢰를 스스로 저버리는 행동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538억원에 달하는 대유에이텍의 특수관계자 대여금도 비상이다. 2020년 말 기준 157억원에 불과했던 특수관계자 대여금은 계열사 지원이 이어지면서 2년 6개월여 만에 세 배 이상 급증했다. 대유에이텍은 지난해에만 대유홀딩스와 위니아홀딩스, 위니아전자 등 계열사에 빌려준 대여금과 채권 433억원을 대손상각 처리했다.
업계에선 위니아전자와 대유플러스, 위니아에 이어 대유홀딩스가 회생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 회장은 지난달 27일 대유에이텍의 기존 최대주주였던 대유홀딩스로부터 지분을 사들여 대유에이텍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시장에선 이를 대유홀딩스가 회생에 들어가는 절차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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