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대표 쫓겨나겠네ㅜㅜ"…당직자 물갈이도 후폭풍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휴대폰 문자를 보고 있다. 문자에는 조 최고위원이 보낸 주요당직자 임명안에 대해 "황당하네. 김기현 대표 쫓겨나겠네"라는 답변이 도착해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를 진화하고자 임명직 당직자를 교체했으나 내홍을 진화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신임 사무총장에 대구·경북(TK) 출신 재선의 이만희 의원, 정책위의장에 수도권 3선인 유의동 의원을 임명하는 인선안을 내놨다.

정광재 대변인은 최고위 이후 브리핑에서 이같은 인선안을 확정했다고 전했다.

이들 외에도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여성 비례대표 김예지 의원이 임명됐고, 조직부총장에는 함경우 경기 광주시 당협위원장이 발탁됐다. 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원장에는 경기도 재선인 김성원 의원이 임명됐다.

수석대변인은 강원 원주갑 초선 박정하 의원, 선임 대변인은 현재 대변인을 맡고 있는 윤희석 전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이 맡는다.

김 대표는 앞서 지난 14일 이철규 전 사무총장과 박성민·배현진 전 부총장, 강대식 전 지명직 최고위원, 박대출 전 정책위의장, 박수영 전 여의도연구원장, 유상범·강민국 전 수석대변인 등의 사표를 받았다. 이들은 보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김 대표가 서둘러 새로운 인선안을 내놓기는 했지만 김 대표를 향한 책임론이 사그라들지는 미지수다.

이날 최고위에서는 조수진 최고위원이 김성호 여의도연구원부원장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로 새 인선안을 보내자 김 부원장이 "황당하네. 김기현 대표 쫓겨나겠네"라고 답장을 한 것을 확인하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김 부원장은 "후임 당직은 시기가 아니라 내용이 중요한데, 서두를 필요없는데…"라며 새 인선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부원장은 이어 "(임명을) 연기하자고 해라. 국민 동의를 받기 어렵다고"라며 우려를 표했다.

김 대표는 전날인 15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자신을 겨냥한 책임론을 잠재우고 유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지역과 친윤(親윤석열)·비윤(非尹) 계파색 등을 안배한 '통합형 당직개편'을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