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술을 헤는 밤…요즘 뜨는 ‘책바’ 5곳

이나래 프리랜서 기자 2023. 10. 1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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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가을로 가득 차 있다면 조용한 바에 앉아 밤하늘 별들을 세어보자. 별 하나에는 책을, 별 하나에는 술을, 별 하나에는 음악을 담아내는 ‘책 바’ 5곳.

마음의 실루엣
제주에 문을 연 '마음의 실루엣’은 지금 자신의 마음이 어떤 모양인지를 천천히 관찰하고 가다듬는 공간을 지향한다. 한 걸음도 내딛기 싫을 만큼 지친 날에도 찾을 수 있게 도심에 자리를 잡았다. 다만 조용하게 폭 파묻힌 쉼터가 될 수 있도록 한적한 골목 안쪽에 있다. 책을 읽고 생각을 가다듬기 좋을 정도의 도수를 지닌 칵테일이나 와인, 안주 페어링이 준비돼 있으며 마음을 관찰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도 큐레이션해 선보인다. 가져온 책을 읽어도 좋고 큐레이션해둔 책 중 한 권을 구입해 읽을 수도 있다. 테이블마다 놓인 공유 일기는 서로의 위로가 되기도 한다. 앞으로는 음주 낭독 모임이나 북 토크 같은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바에서도 책을 놓지 않을 정도의 다독가라면 메뉴판 속 칵테일이 책이나 영화 속에서 튀어나온 메뉴라는 것을 금세 알아차릴 듯. '캐롤’은 동명의 영화 '캐롤’에 등장한 레시피대로 설탕을 빼고 만든다. '빨간 머리 앤’은 마릴라 아주머니가 담근 커런트 와인을 포도주스인 줄 알고 먹었던 에피소드를 떠올리며 마신다면 더욱 향기롭게 느껴질 듯.

ADD 제주도 제주시 동고산로 1 2층
OPEN 수~일요일 오후 5시~오전 1시(월 · 화요일 휴무)
MENU 캐롤 1만6000원, 빨간 머리 앤 1만4000원, 덧없는 꽃의 삶 1만5000원

마이시크릿덴
재충전의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자신만의 세계에 침잠하고, 누군가는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자연을 찾는다. 덕수궁이 내려다보이는 책 바 '마이시크릿덴’에서는 이 모든 방식이 다 가능하다.

낮 시간은 예약제 공유 서재로 운영된다. 가져온 책을 보거나 개인 작업을 할 수도 있고, 일하는 이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도록 큐레이션해 비치한 도서를 읽을 수도 있다. 디자인, 브랜드, 에세이, 미술관 도록 등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책을 중심으로 리스트업한다. 낮에는 드립백 커피나 레드 컵와인을 셀프서비스로 이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밤에는 사람을 만날 수도, 음악을 들을 수도 있는 와인 바로 변신한다. 계절과 시간을 고려해 엄선한 플레이리스트로 공간을 채우면 와인의 풍미가 더욱 상승하는 것은 당연지사. 와인은 글라스나 보틀 단위로 주문 가능하고, 안주류로는 치즈플레이트나 스몰 디시가 준비되어 있다. 음식을 직접 가져오거나 배달 앱으로 주문해서 즐길 수도 있지만 커버 차지는 별도다. 네이버 예약을 통해 원하는 시간대의 운영 원칙을 파악하고 방문하는 것을 권장한다.

ADD 서울시 중구 덕수궁길 9 현진빌딩 401호
OPEN 예약제 공유 서재 오전 9시~오후 5시, 와인 페어링 공간 오후 6~10시
MENU 글라스 와인 1만5000원

류이즈 커피바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한다면 그의 하루가 커피로 열리고 위스키로 닫힌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한 번쯤은 커피나 위스키를 즐기며 하루키의 세계를 더듬어보고 싶었을 수도 있을 듯. 이런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장소가 부산에 오픈했다.

남포동 BIFF 거리에 자리 잡은 '류이즈 커피바’는 책을 읽으면서 술을 마실 수 있는 카페다. 낮에는 커피와 디저트, 밤에는 위스키와 안주가 메인 메뉴. 드립커피를 좋아한 하루키의 발자취를 좇고 싶다면 핸드드립커피를 주문해보자. 위스키 중에서는 바닐라와 초콜릿 향이 잘 어우러진 로완스 크릭 버번위스키가 인기. 매장 중앙을 가로지르는 서가에는 커피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관련 서적과 다양한 에세이집을 갖춰뒀다. 좀 더 진중한 독서의 시간을 갖고 싶다면 곧 시작할 '책의 금요일’ 이벤트를 눈여겨봐도 좋을 듯. 금요일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모든 방문객이 독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음악도 대화도 잠시 꺼두는 시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ADD 부산시 중구 남포길 6 5층
OPEN 매일 오전 11시~오후 11시
MENU 로완스 크릭 1만5000원, 핸드드립커피 6000원부터, 피칸 크림치즈 곶감 8000원

음주가의 책방
‘음주가의 책방’은 혼자서도 마음 편하게 술을 즐길 수 있는 혼술러들을 위해 탄생했다. 사람들과 만나 왁자지껄하게 떠들면서 술을 마시기보다는, 술 본연의 맛과 향을 음미하는 진짜 애주가 말이다. 책은 혼술을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우미에 가깝다는 것이 주인장의 설명.

바에 홀로 앉은 이가 정적을 감당하지 못한다면 SNS나 유튜브로 시선을 빼앗길 수밖에 없고, 고요함이나 사색을 충분히 누리기 어려워진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던 주인장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요소를 제공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책과 메모지, 필기도구, 손님들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노트 등을 마련해뒀다고. '무엇이든 물어보는 Q&A 북’이라는 이름의 노트에 질문을 남겨두면 또 다른 방문자가 답을 달아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익명의 누군가가 남긴 질문과 답변을 읽는 일은 손님들의 큰 재밋거리다.

와인이 대표 주류지만 위스키나 맥주, 하이볼도 판매한다. 공간의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지만 알코올은 부담스러운 이들을 위해서 논알코올 주류도 리스트에 올려뒀다. 치즈플래터, 소시지 퐁뒤, 잠봉슬라이스 등 간단한 안주류도 판매한다.

ADD 서울시 관악구 관악로12길 3-14 지하 1층
OPEN 월~토요일 오후 5시~밤 12시(일요일 휴무) 
MENU 와인 8000원부터, 맥주 9000원부터, 치즈플래터 1만9000원

이아래
트렌드가 용암처럼 들끓는 서울 성수동을 지나 아늑하고 조용한 집으로 돌아가던 중 하루의 마지막을 좀 더 즐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 '이아래’만 한 곳이 없다. '당신 아래에 있는 평온한 공간’이라는 뜻을 지닌 이아래는 번화가와 주택가 사이에서 성수동의 감성과 동네 술집의 편안함을 두루 뽐내고 있다.

술과 책과 음악이 어우러진 이곳의 매력은 개성 있는 세 명의 주인장 덕에 도드라진다. 글을 쓰며 술을 빚는 주인장은 책과 전통주를, 일본 유학 중 술만 배워온 주인장은 하이볼을 담당한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또 다른 한 명은 그림과 음악을 맡았다. 책은 글 쓰는 주인장의 큐레이션으로 리스트업했다. 주로 독립 서점 한정판이거나 작가의 친필 사인본이 있는 희소성 있는 아이템들이다. 하이볼 담당 주인장의 추천 메뉴는 당연히 하이볼이다. 직접 향신료를 믹스해 끓인 차이(chai)나 민트 라임, 오미자 & 히비스커스, 얼그레이, 콜라 등 다양한 베이스로 하이볼을 만든다. 셔벗 하이볼과 전통주 하이볼은 이곳만의 자랑. 10월부터는 막걸리를 만드는 원데이 클래스도 열린다니 참고하자.

ADD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길 36 상가동 지하 1층
OPEN 월요일 오후 6시~밤 12시, 화~금요일 오후 5시~오전 1시, 토요일 오후 3시~오전 1시(일요일 휴무)
MENU 시그니처 하이볼 9000원부터, 추천 안주 1만5000원부터

사진제공 류이즈커피바 마음의실루엣 마이시크릿덴 음주가의책방 이아래

이나래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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