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비정규군"…헤즈볼라, 중동 '게임체인저' 되나

김인엽 2023. 10. 1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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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과 이스라엘 국경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하는 가운데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에 개입해 전쟁의 양상을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피라스 막사드 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하마스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비정규군으로 알려진 헤즈볼라의 약한 하수인에 불과하다"라며 "헤즈볼라의 개입은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의 판도를 뒤바꿀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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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이스라엘 국경서 충돌 양상
헤즈볼라, 초소에 미사일 발사…이스라엘 맞포격
"하마스는 헤즈볼라의 하수인, 지역 판도 바뀔 것"
시리아·예멘 내전 등 참여…전쟁 경험자만 수천명
최악 경제난에 등돌리는 레바논 민심이 참전 변수
사진=REUTERS


레바논과 이스라엘 국경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하는 가운데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에 개입해 전쟁의 양상을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타임지는 15일(현지시간)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이 시작된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 이스라엘의 레바논 북부 국경에서도 폭력이 늘어나고 있다"라며 " 주목해야할 곳은 이스라엘과 가자 지구 국경만이 아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전 헤즈볼라가 발사한 미사일로 인해 이스라엘 북부 슈툴라 마을에서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당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미사일 진원지를 포격하며 반격에 나섰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지난 11일에도 이스라엘 북부 국경 초소를 대전차 무기로 공격했다. 나임 카셈 헤즈볼라 부사령관은 지난 13일 한 집회에서 "헤즈볼라가 전투에 기여할 완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 헤즈볼라 지지자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서 손에 코란을 들고 있다. EPA


 헤즈볼라가 본격적으로 참전할 경우 전쟁 양상이 뒤바뀔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피라스 막사드 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하마스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비정규군으로 알려진 헤즈볼라의 약한 하수인에 불과하다"라며 "헤즈볼라의 개입은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의 판도를 뒤바꿀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의 당'이라는 뜻의 헤즈볼라는 1983년 창설된 시아파 이슬람 무장단체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을 몰아내기 위해 레바논 남부를 공격하자,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결성됐다.

헤즈볼라는 1992년 레바논 정계로 본격 진출했고 2019년 집권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기독교 정당 자유애국운동 등과 연합해 총선을 치러 정권을 연장했다. 집권 연합은 전체 의회 128석 중 61석을 차지했고 헤즈볼라는 16석을 얻었다.

15일(현지시간) 레바논과 국경을 맞댄 이스라엘 북부 알 부스탄 마을에서 이스라엘 군이 포격을 가한 뒤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에 따르면 레바논 국경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대전차 미사일이 날아왔고, 이스라엘 군은 헤즈볼라 군사 목표물에 반격했다. EPA

헤즈볼라와 하마스(수니파)는 정파는 다르지만 모두 이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있다. 힐랄 카산 베이루트아메리카대학교 교수는 "헤즈볼라는 이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이란은 이를 통해 지중해 동쪽 연안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는 이란이 헤즈볼라 무기 구매와 훈련에 드는 수억달러의 자금을 매년 지원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카산 교수는 헤즈볼라 군사력이 유럽 국가 중에서도 중간 정도는 된다고 평가했다.

헤즈볼라의 가장 큰 무기는 풍부한 군사 경험이다. 이란 지원에 힘입어 헤즈볼라는 2006년 이스라엘-레바논 전쟁, 2014년 시리아 내전과 예멘 내전 등에 참여했다. 내전 경험이 있는 전투원만 수천명이 넘는다고 뉴욕타임즈(NYT)는 전했다.

민심은 전쟁을 이어가는 헤즈볼라에 등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집권연합 의석수는 2018년 총선보다 10석, 헤즈볼라 의석은 2석 줄었다. 레바논은 2019년 경제 위기 이후 물가 상승률이 세 자릿수를 기록하고 통화 가치가 90%가량 하락하는 등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국제구조위원회에 따르면 레바논 국민 약 82%가 빈곤선 아래로 내몰렸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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