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분 동안 몰아치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입금 후' 연기 [오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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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 서서 봐도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만든 영화라는 걸 알 수 있는, 무려 206분의 러닝타임을 자랑하는 '플라워 킬링 문'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플라워 킬링 문'은 1920년대 '검은 황금'으로 불리던 석유의 땅을 가지고 있던 오세이지족 원주민들이 엄청난 부를 거머쥔 이후 그 재산을 노리는 이들의 만행이 담긴 실화 바탕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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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황금, 오일 머니를 향한 탐욕의 역사
'입금 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미친 연기력
205분의 러닝타임, 지치거나 매혹되거나
물구나무 서서 봐도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만든 영화라는 걸 알 수 있는, 무려 206분의 러닝타임을 자랑하는 '플라워 킬링 문'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플라워 킬링 문'은 1920년대 '검은 황금'으로 불리던 석유의 땅을 가지고 있던 오세이지족 원주민들이 엄청난 부를 거머쥔 이후 그 재산을 노리는 이들의 만행이 담긴 실화 바탕의 작품이다.
오세이지족의 부를 노리는 이들은 오세이지족의 땅인 페어펙스를 찾아왔고 주인공인 어니스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또한 삼촌인 윌리엄 헤일(로버트 드 니로)을 찾아와 페어펙스로 온다. 동네에 머물던 중 어니스트는 삼촌의 권유에 따라 막대한 부를 지니고 있는 몰리(릴리 글래드스톤)를 만나게 되고 이후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룬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오일 머니'라는 단어에 깃든 탐욕은 모두를 집어삼킨다. 몰리의 가족이 지닌 땅과 부를 노렸던 윌리엄 헤일은 아둔하고 순진한 어니스트를 포섭해 몰리 이외의 가족들을 살해할 계획을 세운다. 어니스트는 삼촌의 악한 탐욕에 탑승해 입에 담지 못할 만행들을 저지른다.
'플라워 킬링 문'의 가장 큰 특징은 아마 206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일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한 편의 티겟값으로 두 편의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기약 없는 서사의 흐름으로 인해 지루함을 선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러닝타임을 견뎌야 할 관객들을 위해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배려 있는 연출을 담았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기도 하고 화면 비율을 조정하며 자료화면인지, 연출된 화면인지 모를 영상들을 교차시키며 보여주며 관객들을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더불어 작품 속 인물들의 말로에 대해 중반부에서 다뤘던 방식대로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 마치 오랜 시간이 지난 후 후대의 사람들이 참석한 토크쇼에서 과거의 범죄 스토리로서 연극처럼 소개하는 방식으로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본인이 직접 나와 대사를 읊는데 이 장면 또한 하나의 볼거리다.
작품 속에는 과거 실제로 이뤄졌던 살해 사건들의 악랄함을 드러내는 비유들이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검은 기름에 찌들어있는 형상의 인간들이 나타나는 장면은 오일 머니를 위해 어떠한 짓이라도 했던, 아무리 씻어도 지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을 죄와 죄책감을 가지고 역사에 기록될 인간들을 형상화한 듯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극중 오세이지족의 살인 사건을 조사하러 온 수사관 톰 화이트(제시 플레먼스)가 말하는 "망설이지 마세요. 옳은 길은 좁아요"라는 대사는 '플라워 킬링 문'을 관통하는 메시지 중 하나다. 자신을 길러준 가족, 그리고 자신이 앞으로 만들어갈 가족 사이에서 '진정 옳은 가치는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어니스트의 모습을 따라가는 이 작품은 사회의 기준과 올바른 윤리관의 기준 사이에서 헤매는 모든 이들을 향한 날카로운 일갈을 던진다.
정지은 기자 jea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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