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원! 렛츠고!”→테크니컬 파울? KBL 심판부 “프림이 ‘F’ 욕설했다” [KBL 컵대회]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2023. 10. 16. 09: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앤드원! 렛츠고!” “삑, 테크니컬 파울.”

부산 KCC와 울산 현대모비스의 2023 MG새마을금고 KBL 컵대회 결승전이 열린 15일 군산월명체육관. 트랜지션 게임을 추구하는 두 팀의 맞대결은 뜨거웠고 또 명승부였다.

물론 컵대회 내내 이어진 심판진의 기준 없는 판정은 이날 역시 여전했다. 쿼터별로 소프트-하드콜이 번갈아 이어졌고 KCC, 현대모비스 선수들은 애써 경기에만 집중하려 했다.

게이지 프림이 “앤드원! 렛츠고”라고 외치자 심판은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했다. 사진=KBL 제공
오심도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장면은 2쿼터 중반 게이지 프림의 완벽한 블록슛이 슈팅 파울이 된 것이었다. 허웅이 돌파한 후 슈팅을 시도했으나 프림이 신체 접촉 없이 깔끔하게 쳐냈다. 그러나 판정은 슈팅 파울. 그러나 이 판정은 뒤이어 나올 ‘판정’과 비교하면 애교에 가까웠다.

2쿼터 1분 56초, 프림이 알리제 존슨을 상대로 앤드원을 얻어냈다. 멋진 무브와 함께 만들어낸 골밑 득점. 신이 난 프림은 허공에 주먹을 날리며 “앤드원! 렛츠고!”를 외쳤다. 그리고 이 장면을 뒤에서 지켜본 심판은 주저 없이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했다.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었다. 세리머니가 테크니컬 파울이 되는 건 특정 상대를 겨냥했을 때다. 그러나 프림은 심판, 선수를 향해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현대모비스 벤치를 바라보면서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였을 뿐이다.

테크니컬 파울 선언 후 프림은 물론 현대모비스 전체가 깜짝 놀라 항의했다. 그러나 이 판정을 내린 심판은 프림이 ‘F’가 들어가는 욕설을 내뱉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위치에서 지켜본 모든 사람 중 유일하게 ‘그 심판’만 ‘F’가 들어가는 욕설을 들었다고 한 것이다.

방송 상황에선 “렛츠고!”는 매우 잘 들린다. “앤드원!”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F’가 들어가는 욕설은 들을 수 없다. 오디오가 끊기지 않았기 때문에 ‘F’자 욕설을 했다면 함께 들렸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모비스는 경기 후 취재진의 테크니컬 파울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심판 판정에 대해 인터뷰할 경우 제재를 받기 때문에 최대한 피하는 모습이었다. 이후 기자의 질문에도 공식적인 답은 “언급하기 힘들다”였다. 그러나 이러한 반응만 봐도 그들의 입장을 알 수 있었다.

윤호영 KBL 심판부장은 “현장에서 테크니컬 파울 판정을 한 담당 심판은 프림이 에어 펀치를 날리며 욕설을 했다고 전했다. ‘F’가 들어가는 욕설이다.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프림은 경고를 받지 않고 다이렉트로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KBL에서 경고 없이 테크니컬 파울을 주는 사례는 많지 않다. 감독 및 선수들의 거친 항의가 이어져도 대부분 경고부터 시작한다. 그렇다면 프림은 왜 테크니컬 파울을 곧바로 받았을까.

윤 부장은 “프림의 테크니컬 파울 이전 에어 펀치를 날린 장면이 한 번 있었다. 그때 경고를 줘야 했는데 경기 흐름상 주지 못했다고 하더라. 이후 앤드원 장면에서 욕설을 내뱉어 테크니컬 파울을 줬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게이지 프림의 테크니컬 파울 선언 후,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허탈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KBL 제공
KBL 심판부가 언급한 프림의 첫 번째 에어 펀치는 2쿼터 2분 26초에 나왔다. 존슨을 상대로 득점한 후 에어 펀치를 날린 것이다. 이 상황에서도 프림은 혼잣말을 하며 백코트했으나 심판들은 지켜보기만 했다.

즉 프림에게 공식적으로 경고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경고를 준 후 앤드원 상황에서 다이렉트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프림은 지난 2022-23시즌 ‘시한폭탄’과 같았다. 작은 자극에도 평정심을 잃었고 이로 인해 적지 않은 제재금을 뱉어내야 했다. 그러나 이번 컵대회부터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거친 플레이는 여전하지만 외적인 부분에서는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해내고 있다.

컵대회 전 연습 경기 도중 문제를 보여 구단 내부적으로 강한 경고를 받았다. 프림이 문제를 일으키면 벌금 수준이 아닌 자체 징계까지 고려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그리고 조동현 감독이다. 그래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프림은 달라졌다. 쓰러진 상대 선수를 일으켜 세워주고 오히려 자신이 동료들의 사기를 키워주는 등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가 테크니컬 파울을 받게 된 “렛츠고!”는 컵대회 내내 좋은 퍼포먼스를 보일 때마다 외친 것이다.

세계 농구 모든 곳을 찾아봐도 특정 상대를 겨냥하지 않은 세리머니를 제재하는 심판은 없다. 명백한 오심이고 큰 실책이다. 농구라는 스포츠의 매력, 재미를 심판은 테크니컬 파울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봤다. 또 모두가 프림이 욕설하지 않았다고 했고 증거 역시 없으나 심판은 주장했다.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거짓말을 했다면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

만약 프림이 “앤드원! 렛츠고!”와 함께 에어 펀치만 날렸다면 테크니컬 파울은 KBL 심판진의 ‘프림 죽이기’로 오해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 프림이 보여준 모습을 지금까지 기억해 색안경을 끼고 차별적인 판정을 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한마디로 선입견이다. 선입견을 가진 심판은 코트 위에 설 자격이 없다.

프림의 세리머니를 테크니컬 파울로 만든 것에 대한 심판의 더욱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판정했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만 테크니컬 파울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다.

KBL의 ‘프림 죽이기’인가, 아니면 오해로 인한 오심인가. KBL 심판진의 확실한 설명이 필요하다. 사진=KBL 제공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