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화의 차이나워치] '피크 차이나'의 허와 실
요즘 국내 신문에 ‘피크차이나’(Peak China)론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정말 중국의 경제는 더 이상 오를 데가 없는 꼭대기에 올라와 있는 것일까.
피크차이나론은 작년 8월 미국의 정치학자 마이클 베클리 터프츠대학 교수 등이 지난해 8월 출판한 저서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에서 중국은 이제 성장동력이 미미해졌다고 관측하면서 이 개념을 처음 제시했다. 여기에 올해 들어 민간 부동산 부분에 위험신호가 나타나고,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청년실업률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피크 차이나론은 힘을 얻게 됐다. 이들 내용을 종합하면, 중국의 성장률이 2007년 14.2%를 정점으로 꾸준히 하향하고 있고, 심지어 지난해는 3% 성장, 올해도 5%를 목표하고 있다는 것을 두고 중국이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 피크차이나의 허와 실을 평가하기 위해 중국 경제 내부를 한번 살펴보자. 중국 사회는 사회주의 계획경제체계로서, 경제를 계획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이미 발표된 경제계획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분석해 보면 해답이 나온다.
중국의 최근 경제계획은 2021년 발표된 ‘14·5규획’(제14차 경제사회개발 5개년 규획)인데, 앞선 5개년 계획들과는 달리 2035년까지의 장기계획을 추가해서 ‘14·5규획(2021~2025년) 및 2035년 장기계획’ 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다. 2개 100년 목표 가운데 하나인 공산당건설 10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 ‘샤오캉 사회’(중산층 사회)를 건설하자는 목표는 이미 달성했다. 중국은 2번째 100년 목표인 신(新) 중국건설 100주년이 되는 2049까지 ‘사회주의 강국’을 건설하자는 계획 사이에 2035년까지 중간 목표를 추가 설정했다. 2035년 장기목표는 내수 진작과 질적 성장을 통해 2035년에는 2020년 대비 경제규모를 2배로 증가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인구가 증가하지 않고 정체 혹은 감소하는 상황에서 1인당 소득을 2배로 늘리는 것과 같다.
이 목표가 가능할까. 2035년 장기계획의 초안이 발표된 2020년 11월, 중국 중신증권이 2035년 경제규모 및 1인당 소득 2배 달성을 위한 경제성장률을 예측한 바 있다. 2021~2025년 구간에 평균 5.0% 성장을 하고, 2026~2030년 구간에 평균 4.6% 성장을 하고, 2031~2035년 평균 3.9% 성장을 이룬다면, 2035년 중국의 경제규모는 2배가 되고 1인당 소득은 2만1000달러(약 2800만원)가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실제 상황을 보면, 제로 코로나 정책이 길어져 경제가 어려웠다는 2021~2022년에도 성장률이 각각 8.4%, 3.0%를 기록해서, 2년간 평균 5.7%를 성장했다. 올해 5.0%를 성장한다면 최근 3년간의 성장률은 2035년 장기계획에서 예상한 성장률을 약간 초과하는 수준이다.
그래서 지난달 중국 외교부가 “중국 경제는 회복력, 잠재력, 활력이 충분하며, 장기적으로 더 나아지고 있는 기본은 변하지 않았고, 경제의 지속적 발전을 추진할 능력과 자신감도 있다”고 밝힌 것이다.
중국은 2개의 100년 목표를 운영하고 있다. 100년짜리 계획이라니 우리로서는 상상이 안 되는 시간개념이다. 중국이 2035년까지 장기계획대로 경제운영이 되고, 추가로 2036~2049년 구간에 평균 3.0%만 성장할 수 있다면, 2049년 중국 1인당 소득은 3만달러(약 4000만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계산할 수 있다.
정리해보면, 중국은 2020년에 이미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약 1350만원)를 달성했고, 2035년에 2만달러(약 2700만원)를 달성하고, 2049년에 3만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위해 달리고 있다. 우리와 시간 스케일이 다르다.
김겨레 (re970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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